세이프타임즈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시리즈 1편
세이프타임즈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한국 사회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청소년 에너지 음료 소비 실태를 다각도로 조망하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고카페인 음료의 위험성과 관련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짚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하루 대부분을 '공부'에 머문다.
성적과 시험에 대한 압박, 수면 부족, 만성 스트레스가 일상이 된 교육 환경에서 청소년들은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제공한다고 알려진 에너지 음료를 손쉬운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에너지 음료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청소년 소비층을 중심으로 매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성장의 이면에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금의 유통 구조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고카페인 음료를 사지 못하게 막는 여과 장치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편의점·마트·온라인몰 등 주요 판매 채널에서 누구나 아무런 제한없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피로·졸음·집중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복적·습관적으로 에너지 음료를 찾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신체적 성장과 정신적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각성'만을 강요하는 위험한 구조를 더욱 고착시키고 있다.
고카페인 음료 섭취는 단순히 잠을 깨는 수준을 넘어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청소년기 에너지 음료 소비는 △수면 장애 △고혈압 △비만 △심장 두근거림 △치아 손상 등 신체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우울증, 불안, ADHD 악화, 섭식 장애, 심지어 자살 충동 증가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위험 행동 증가와 충동성 문제까지 보고돼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생활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은 '무당류', '제로 슈거' 등 건강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앞세워 광고를 확대하고 있다.
제품 내부에는 △고카페인 △고타우린 △니코틴산아미드 △과라나추출분말 등 성장기 청소년에게 과도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
합성 감미료와 향료 역시 대부분 포함돼 건강성 논란이 있지만 제조사들은 충분한 주의 표시나 경고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판매 확대를 위해 청소년 소비층을 사실상 방치한 채 시장을 확장해온 기업들의 구조적 책임 문제로 이어진다.
세이프타임즈 소비자안전안심센터는 국내 주요 유통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고카페인·고타우린 에너지 음료의 성분과 원재료를 직접 조사했다.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 청소년 접근성이 높은 판매처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카페인 △타우린 함량 △자극성 원료 구성 △인공 첨가물 △경고 표시 적정성 등 전반적인 위험 요소를 분석해 실태를 공개한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의 과로·스트레스·수면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채 일시적 각성 효과에 의존하게 만드는 현실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경고다.
연속 보도를 통해 제조사들의 △무책임한 마케팅 △불완전한 규제 체계 △유통 구조의 문제점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며 청소년 건강권 보호에 필요한 대안도 제시할 계획이다.
특별기획을 통해 고카페인 음료의 숨겨진 위험을 밝히고,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생활권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촉발되기를 희망한다.
■ 박순장 세이프타임즈 수석 논설위원 겸 소비자안전안심센터장(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