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소방관들이 피케팅을 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소방관들이 피케팅을 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최근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순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방관들이 인력 증원을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 집결해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와 동시에 소방관 처우와 권리 개선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집회에 소방관들의 가족들도 자리를 채워 1000여명이 참가했다.

김동욱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사무처장은 연신 구호를 외치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나온 것이 아니다"며 "저녁 근무를 마치고 모여 궐기대회에 참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소방관들이 피케팅을 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소방관들이 피케팅을 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이들은 집회에서 최근 연이어 발생한 소방공무원 순직이 인력 부족에 따른 것이며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사와 예산 등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돼 있어 지역 간 소방 여건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형 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은 "제주에 이어 경북 문경까지 지난해 말부터 4명의 소방관이 숨졌다"며 "연가라도 가려면 비번 직원이 대신 근무를 서야 갈 수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해 소방관 안전장비 구입 등에 이용되는 소방안전교부세 폐지 움직임이 일었던 것에 대해 "개인 사비로 장갑을 구매하고 공용 장비를 같이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지자체가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마련해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 박준 민중가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단결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박준 민중가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단결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지난해 12월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던 임성철 소방교가 순직했다.

임 소방교의 순직 소식이 들린 지 불과 2달만인 지난 3일, 경북 문경 냉동식품공장 화재로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가 화마에 휩쓸렸다.

유현준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청년부본부장은 "인력이 행정 쪽으로만 치우처져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현장을 제대로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낸 정책들이 현장과 부조화를 이뤄 현장 인력들이 소외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소방관들이 글귀가 적힌 깃발을 들고 서있다. ⓒ 김주헌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에서 소방관들이 글귀가 적힌 깃발을 들고 서있다. ⓒ 김주헌 기자

집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이 실제 현장에서 착용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등 장비를 착용하고 나선 가운데 이들을 따라 집회에 참석한 가족들도 항상 걱정 속에 살아야 하는 심정을 내비쳤다.

소방관인 남편을 따라 집회에 참석한 주씨는 "아이가 매번 오늘은 아빠 집에 있냐며 자주 물어볼 만큼 아이가 아빠를 자주 보지 못한다"며 "휴무일에 아빠가 아이와 놀 때마다 그림일기를 쓰곤 하는데 남들에게는 일상인 것이 우리 아이한테는 특별한 일이라는 것이 너무 구슬프다"고 말했다.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가 끝나자 소방관들이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7만 소방관 총궐기대회가 끝나자 소방관들이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이들은 집회 이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소방공무원들의 요구를 담은 정책 질의서를 제출하기 위해 행진했다.

한편 남화영 소방청장은 지난 23일 낸 호소문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재난현장·의료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려되는 엄중한 때이기에 일부 노조에서 준비하고 있는 궐기대회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