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울 1호기. ⓒ 한국수력원자력
▲ 신한울 1호기. ⓒ 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의 착공 시기가 앞당겨지며 환경부가 이 시기에 맞춰 환경영향평가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1일 환경단체 녹색연합에 따르면 환경부는 내년 착공을 앞둔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 한국수력원자력에 원전에서 발생하는 온배수, 폐수 등 오염물질이 주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보완을 요구했다.

여름·가을 조사만 수행한 온배수 확산 등 해수 유동 평가와 관련해 겨울과 봄에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계절과 수층에 따라 온배수 확산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사계절 모니터링을 통한 온배수 저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말 제출된 환경부 의견서는 신한울 3·4호기 관련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작성하기 위한 초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예정지 인근에 있는 다수 원전(울진원자력 1~6호기·신한울 1~2호기) 운영으로 해양환경에 누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환경부의 검토 의견이 한수원이나 당국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초안만으로 평가가 부실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영향평가는 사업 시작 전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분석하기 위해 시행하는 평가다. 환경부가 평가 기관의 의견 등을 종합 평가해 허가할 경우 사업이 시행될 수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검토 의견을 보면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제출된 내용이 얼마나 부실하게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며 "애초에 제대로 조사가 안 이뤄졌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는 착공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졌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신한울 3·4호기의 착공 시점은 2025년 상반기였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7월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환경부는 최근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사업'과 '제주 제2공항 건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조건부 동의' 판단으로 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역시 대통령실이 제시한 착공 시기에 맞춰 형식적인 평가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신한울 3·4호기 관련 환경영향평가는 초안일 뿐이며 착공 전 지적 사항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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