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부산 중구 남포동의 '더베이먼트-비프에비뉴99' 신축 공사장에서 벽돌 더미가 쏟아져 20대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 건설사는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계담종합건설로 드러났다.
오 구청장은 이 회사의 전 대표를 지냈으며 현 대표는 오 구청장의 아들 오재승씨다.
숨진 노동자 A씨의 부모는 19일 오전 북구청사 앞에서 "오태원 북구청장이 계담종합건설 사장일 때 여러 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했지만 이를 방치했다"며 "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줬고 이후 내 아들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항의했다.
유족은 오 구청장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오 구청장은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책임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외에도 이 사고로 길을 지나던 60대 남성 1명과 맞은편 건물 청소부 1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현장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오 구청장은 최근까지 아들 오재승씨와 함께 계담종합건설의 각자대표로 있다가 물러났고 현재는 오재승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오 구청장의 부인은 회사 지분 25%를 가진 3대 주주다.
A씨 부모는 "회사 실소유주는 여전히 오태원 북구청장"이라며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하는데 얼굴도 비치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고 당시 현장에 공사 관계자 등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A씨 부모는 "일요일에 출근하라며 A씨를 불러놓고 현장을 책임지는 관계자들은 정작 공사판에 없었다"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이 느닷없이 죽었고 특히 발인인 오늘은 아들의 생일이라 마음이 무너진다"고 통곡했다.
A씨 부모가 오 구청장을 만나기 위해 청사에 들어서려 하자 구청 앞에선 직원과 유족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오태원 구청장은 "현재 회사를 그만둔 상태이기 때문에 관여해선 안되는 상황이라 어떤 입장도 낼 수가 없다"며 "해당 공사 계약은 오재승 대표가 했던 일로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