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고 있던 60대 노동자가 뇌사에 빠졌다. 신현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 세이프타임즈
▲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고 있던 60대 노동자가 뇌사에 빠졌다. 신현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 세이프타임즈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고 있던 60대 노동자가 뇌사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관련 업계와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0시 13분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선박에서 파워공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뇌사에 빠졌다.

파워공은 선박 도장 작업 전 그라인더를 이용해 철판의 녹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노동자다.

A씨는 이날 아침 8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동료와 2인1조로 작업을 한 후 머리 전체를 덮는 외부 공기 공급장치인 송기마스크를 벗고 10분여간 쉬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쓰러진 A씨가 발견됐을 땐 송기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태였다.

A씨의 동료인 B씨는 "짧은 휴식을 마치고 작업을 하기 위해 컴프레셔룸에 파워 작업을 하던 중 방독면을 쓰고 자신의 호흡을 확인했더니 호흡이 잘 되지 않아 다시 방독면을 벗고 몸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을 두어차례 반복했다"고 말했다.

▲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자 A씨가 사고 당시 쓰고 있던 방독면을 협력회사 관계자들이 확인하고 있다. ⓒ 독자제공
▲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자 A씨가 사고 당시 쓰고 있던 방독면을 협력회사 관계자들이 확인하고 있다. ⓒ 독자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은 사고 직후 해당 작업장 노동자들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방독면 밑 부분에 장착하는 부품인 '조절기'를 모두 설치하라는 공지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진단서에는 원인불명의 심장 정지로 인공호흡기 치료, 심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 예견이라고 나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비슷한 사고가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동자가 근무 중 뇌사에 빠진 사고인 만큼 자세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A씨 가족은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회사 쪽의 대응이 미흡했다"며 "사고 후 유족들에게 원인불명이라는 병원 진단서를 내세우며 A씨의 지병 탓으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사를 고용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을 검토한 후 회사 대표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며 "현재 이 사고와 관련해 현대삼호중공업 노동조합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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