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 국가에서 판매된 장난감, 전자제품 등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 로이터통신
▲ 유럽연합 국가에서 판매된 장난감, 전자제품 등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 ⓒ 로이터통신

유럽서 판매되고 있는 소비재의 20%는 유해 화학물 검출 등을 이유로 판매가 금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산 제품의 검출률은 유럽 제품의 3배나 됐고 전자제품의 화학물질 검출률은 52%에 달했다.

유럽화학물질청(Agence européenne des produits chimiques·ECHA)은 유럽연합 26개 국가에서 지난해 판매된 2400여종의 제품을 분석한 결과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검사된 2400종 제품의 원산지를 살펴보면 중국산 제품이 1289건, '알 수 없음'이 523건이었다. 유럽산 제품은 600여건이다. 중국산 제품의 유해물질 검출률은 22%로 8%를 기록한 유럽산 제품의 3배 가까운 수치였다.

ECHA 어린이용품,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검사했다. 400개가 넘는 제품에서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 등 유해 화학물질이 유럽 안전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전기 장난감, 충전기, 케이블, 헤드폰 등 전자제품에서 절반이 넘는 제품이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2%에 달하는 제품의 접합부에서 납이, 플라스틱 부품에 프탈레이트가, 내부 인쇄회로에 카드뮴 등이 검출됐다.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는 공기에 먼지 형태로 존재해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납은 행동장애와 발달장애, 자폐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9월 과학저널 란셋 플래니터리 헬스(The Lancet Planetary Health)는 매년 500만명 이상의 죽음이 납 노출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카드뮴은 췌장암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간과 신장 질환에, 프탈레이트는 불임, 태아기형, 천식, 아토피 등 알러지 질환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부품을 더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장난감에서도 16%의 제품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들 제품에선 앞서 언급한 3가지 물질 외에도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니켈, 붕산 등이 검출됐다. 목욕용 장난감, 놀이매트, 인형, 피규어와 슬라임 등 다양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패션용품에서도 15%가량의 제품들이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방, 보석, 신발과 옷 등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성분이 나왔다.

스포츠용품에선 18%의 제품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요가매트, 자전거용 장갑, 각종 공과 고무 손잡이 등에서 파라핀과 프탈레이트 등 성분이 발견됐다.

당국은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들 가운데 85%에 시장 퇴출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의 회사들은 제재를 따르지 않고 있다. 18%만이 벌금형을 받았고 13%만이 법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유럽화학물질청 관계자는 "화학물질을 포함한 제품들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기업들뿐만 아니라 유럽 의회와 국가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유해물질을 함유한 제품의 공급자들과 논의를 통해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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