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의원·금속노조·반올림 국회서 기자회견

▲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 이은주 의원(정의당·비례)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했다.

지난 1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32년 동안 롤정비 일을 해오다 폐암으로 사망한 김태학씨(56)의 장례가 사망 13일 만에 치러졌다. 고인은 폐암으로 2021년 10월 산재 신청 후 지난달 5일 겨우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15일 후 숨졌다.

고인과 같은 날 산재 신청했던 다른 노동자 2명은 아직도 산재 처리를 받지 못했으며 1명은 지난 6월 29일 숨졌다.

김씨는 2005년까지 포스코 원청 직원으로 일하다 포스코가 2006년 해당 공정을 분사하며 하청업체인 롤앤롤 직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하는 일과 장소, 주야간 교대 근무는 그대로였다.

이은주 의원은 "수많은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가 직업암 산재를 신청했지만 근본적 개선대책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포스코가 노동자들의 죽음을 외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국금속노조에 따르면 김태학 노동자 사망 이후 포스코 사내하청업체인 롤앤롤은 고인의 질병 사망 관련, 현장에 대한 점검과 매년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진행하며 질병 대비 방안을 강구한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 있는 개선 조치가 이뤄질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정의당이 배포한 자료를 보면 특정 질환별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전국직장인에 대비했을 때 포스코 여성 직원은 △중피부조직암 6.5배 △중추신경암 5.1배 △방광암 5배 등 9개 암 발병률이 높았다.

남성 직원은 △혈액암 2.7배 △피부암 1.5배 △신장암 1.4배 등 8개 암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발암물질로 잘 알려진 코크스오븐배출물질(C.O.E)과 결정형유리규산,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 니켈, 크롬, 벤젠 등이 포스코 제철소의 코크스·사문석 취급공정과 화성·제선·제강·압연공정에서 여전히 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 손덕헌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손덕헌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2020년 12월 방영된 '그 쇳물 쓰지 마라' 특집 다큐와 포스코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 집단 산재 신청으로 포스코에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자 환노위는 2021년 2월 이례적인 산재청문회를 진행했다.

2021년 산재청문회 당시 안전보건공단도 대규모 역학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고 금속노조는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위해 2·3차 대규모 하청노동자 등 조사 대상 확대와 전문가를 조사인력으로 참여시켜 대책 회의를 제안했지만 노동부는 2년이 넘은 지금까지 아무 결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은주 의원은 "노동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보장을 위해서는 산재처리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야 한다"며 "3년째 진행하고 있는 포스코 역학조사의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부실 조사가 확인되면 역학조사를 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금 당장 포스코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며 "노동부는 포스코에서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중대재해 산재왕국, 환경오염, 불법파견 노동탄압, 정경 유착 등으로 끊임없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최근 ESG 평가 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아 이를 규탄하는 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이 포스코센터 앞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직업암과 질병에 대해 책임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확보되기 전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 이강산 반올림 상임활동가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이강산 반올림 상임활동가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포스코의 직업암·질병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손덕헌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노동부와 포스코가 지금까지 직업성 암으로 죽어간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면 더 이상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마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반드시 노동자가 참여하는 역학조사와 작업환경 측정, 위험성 평가 이 세가지 요구만이라도 받아들여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자겸 금속노조 광전지부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장은 "포스코가 노동자들이 투병 도중에 경제·시간적으로 회사와 투쟁하기 힘든 것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포스코 내 문제점과 근본적인 해결대책이 무엇인지 검토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산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포스코의 공장 굴뚝에서는 아직도 미세먼지, 크롬, 망간 등 수많은 발암물질을 배출하고 있고 주변 지역에도 퍼져 노동자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암을 발생한다는 것이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며 "포스코는 작업장에서 발생한 위험인자들 때문에 암이 발생한다는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하며, 노동부는 포스코가 안전환경확보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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