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포스코 사과 및 재발방지대책 촉구" 기자회견

▲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과 유족이 24일 포스코 본사 사거리 앞에서 포스코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과 유족이 24일 포스코 본사 사거리 앞에서 포스코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포스코에서 장기간 근무한 노동자가 폐암으로 산업재해 신청 1년 9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고, 끝내 숨졌지만 포스코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금속노조 포항지부·광주전남지부·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24일 포스코 본사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와 유족은 고인의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고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 김태학(56)씨는 1990년 3월 포스코 입사해 32년 동안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에서 기계들을 용접, 연마하는 작업부터 베어링 정비·세척, 룰 재가공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니켈 분진, 6가 크롬 등 용접흄(용접 작업 시 금속의 증기가 응축·산화돼 형성된 미립자)과 금속흄, 오일미스트, 카본 분진 등에 노출돼 폐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21년 6월 폐암 4기 진단을 받은 뒤 산재신청을 했고 지난 5일 1년 9개월 만에 산재승인을 통보 받았지만 병세 악화로 지난 20일 숨졌다.

폐암 산재승인은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역학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과 유족이 24일 포스코 본사 사거리 앞에서 포스코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들과 유족이 24일 포스코 본사 사거리 앞에서 포스코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김씨는 2005년까지 포스코 원청 직원으로 일하다 포스코가 2006년 해당 공정을 분사하며 하청업체인 롤앤롤 직원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하는 일과 장소, 주야간 교대 근무는 그대로였다.

이에 김씨는 금속노조에 가입하고 불법파견 노동자 지위 확인 소로 2심에서 승소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어렵게 산재승인을 받았다.

김씨는 산재 승인 여부의 불확실성과 늦장 처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항암제 등 수천만원의 치료비 걱정으로 지난해 4월 11일까지 아픈 몸으로 일터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파견으로 근로자지위확인 소가 대법원 승소 판결이 나온다면 포스코는 실질 사업주로서 책임을 지게 된다.

포스코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고인을 고용한 사업주였고, 이후에도 산업안전보건법령의 도급인으로서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있다.

금속노조는 김씨의 죽음이 산업안전보건법령의 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포스코와 롤앤롤 경영진의 책임이며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스코에 대한 안전보건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고용노동부와 산재 승인을 늦장 처리한 근로복지공단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탁영민 롤앤롤 분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금속노조
▲ 탁영민 롤앤롤 분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금속노조

이밖에 직업암으로 2021년 10월 8일 고인과 집단 산재신청을 했던 다른 노동자 2명 역시 아직도 산재 처리 결과를 받지 못했다. 그 가운데 한 명은 지난달 29일 숨졌다.

김씨처럼 포스코 정규직으로 입사해 분사한 롤앤롤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2020년 11월 3일 숨진 정모씨는 그해 11월 25일 산재신청을 했지만 아직까지도 산재 처리가 되지 않았다. 

정씨에 대한 산재 여부는 지난 20일 질병판정위원회 심의가 끝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에서 일하다 직업성 암 산재신청을 해서 결과를 기다리는 노동자가 3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포스코는 어떠한 조치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포스코는 유족이 조속히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고인의 죽음에 대한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포스코에 대한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 이후 포스코 본사 앞에서 매일 출근선전전을 진행하고 노동부 포항지청장 면담과 사업주 처벌 촉구 기자회견과 선전전을 하겠다"며 "포스코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포스코 센터와 최정우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상경투쟁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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