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이 다가오면 세균의 증식이 억제돼 식중독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겨울철 대표 식중독 원인으로 꼽히는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세균과 달리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사멸하지 않고 오히려 장기간 생존하며 감염을 일으킨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염되면 구토·복통·설사 등 급성 위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2~3일 내에 회복되지만 고령자·영유아·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탈수 증상이 심해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5세 미만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층은 수분 손실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로바이러스는 극히 적은 양만으로도 감염을 일으킨다. 10~100개의 입자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또 알코올 소독에도 내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학교·요양 시설 등 다수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한 사람의 감염만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음식물이나 지하수의 섭취 그리고 환자의 분변·구토물·침·손 접촉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식품을 통해 전파되는 노로바이러스의 대표적 원인은 익히지 않은 해산물로 특히 생굴이다.
포장에 '가열조리용', '익혀 먹는' 등의 문구가 표시된 굴 제품은 반드시 가열한 후 섭취해야 한다.
가열조리용 굴은 비교적 위생 관리가 덜한 해역에서 채취된 원료가 사용될 수 있어 가열을 전제로 한 제품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생으로 섭취할 경우 식중독 위험이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60도 이하의 온도에서도 쉽게 사멸하지 않는다. 60도에서는 30분 이상 또는 중심온도 85도 이상에서는 1분 이상 가열한 후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조개나 굴을 살짝 데치는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드시 속까지 완전히 익혀야 안전하다.
노로바이러스는 냉장·냉동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영하 20도에서도 수개월간 생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냉동 굴을 날로 먹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 바이러스는 열에는 약하므로 충분한 가열 조리가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다양한 경로로 전파되지만 식품을 통한 감염의 상당수는 '교차오염'에서 비롯된다.
감염된 사람이 손을 제대로 씻지 않거나 오염된 해산물과 채소를 같은 칼·도마로 조리할 경우 바이러스가 다른 식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
따라서 용도에 따라 조리도구를 구분해 사용하고 행주와 수세미는 세균·바이러스 번식이 쉽기 때문에 85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1분 이상 삶거나 염소계 소독제로 주기적으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
지하수는 정기적인 수질 검사를 실시해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이상이 의심될 경우 반드시 끓여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사람 간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비누로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톱 밑까지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학교나 어린이집 등 대량조리가 이뤄지는 곳에서는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조리나 급식 업무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감염 후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분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계속 배출될 수 있으므로 최소 2~3일 이상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감염자의 구토물이나 분변이 닿은 화장실, 문손잡이 등 주변 환경은 염소계 소독제로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오염된 세탁물은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단독 세탁하고 식기·수건 등 개인 물품은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최고의 예방은 손 씻기와 익혀 먹기다. 무심코 넘긴 손 씻기 한 번, 덜 익힌 굴 한 점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추운 계절로 바뀌었다고 해서 식중독의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식중독은 이제 계절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 속 위생 습관이 만들어가는 안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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