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 전단계에서는 일부 사람에게 식사 후 피로와 식곤증이 나타나 집중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 당뇨 전단계에서는 일부 사람에게 식사 후 피로와 식곤증이 나타나 집중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혈당은 정상이지만 방심하기엔 위험한 단계가 있다. 바로 '당뇨병 전단계'로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 전단계는 공복혈당 100–125 ㎎/dL 또는 당화혈색소(HbA1c) 5.7~6.4% 범위에 해당된다. 아직 당뇨병으로 진단되지는 않았지만 30~50%는 5~10년 내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당뇨병이 확정되기 전에도 이미 심혈관질환이나 신경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당뇨 전단계는 중요한 예방의 기회인 만큼 적절한 식품 조절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특히 당뇨 전단계 관리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혈당 스파이크다. 이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현상으로 피로·식곤증·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혈관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혈당 관리에서 핵심 지표 중 하나는 혈당지수(GI)다. 이는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고 높게 올리는지를 보여준다.

GI가 높은 대표적 음식으로는 포도당·설탕·흰 빵·과자 등이 있다. 이들 식품은 분자가 작은 '단순당' 위주로 구성돼 있어 소화와 흡수가 빠르게 진행된다. 그 결과 섭취 직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특징을 보인다.

▲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들.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들.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반대로 현미·잡곡·콩류 등의 '복합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은 전분 구조가 복잡해 소화 효소가 분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혈당 상승 속도가 느리다.

식이섬유도 혈당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귀리·보리·콩·채소·과일 속 펙틴 등의 수용성 식이섬유는 포도당 흡수를 늦춰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반대로 흰쌀이나 흰 밀가루처럼 '가공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제거된 식품은 소화가 빠르게 진행돼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조리 방법 역시 혈당에 영향을 준다. 감자의 경우 쪄서 먹으면 GI가 낮지만 으깨거나 튀기는 등의 조리·가공 과정을 거치면 전분 구조가 변해 소화 속도가 빨라지고 혈당이 급격히 오른다.

또 단백질과 지방도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빵만 단독으로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오르지만 올리브오일이나 치즈 등을 곁들이면 상승 폭을 줄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이 좋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GI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같은 음식이라도 섭취량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사람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공원에서 조깅을 하고 있다.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 사람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공원에서 조깅을 하고 있다.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 혈당부하(GL)다. GL은 음식의 혈당지수와 실제 섭취량을 함께 반영해 혈당 상승효과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달콤한 수박은 혈당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실제 섭취 시 혈당부하는 낮다.

따라서 건강한 식단을 구성할 때는 혈당지수와 혈당부하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통곡물이나 콩류의 경우 혈당지수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부하도 낮다. 또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혈당 조절에도 유리하다.

당뇨 전단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이다. 저 GI·저 GL 식품을 중심으로 단백질, 건강한 지방, 탄수화물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적정량을 여러 번 나누어 먹고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 금연 같은 생활습관 개선까지 병행한다면 건강한 혈당 관리뿐 아니라 당뇨병 진행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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