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한 부추.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 신선한 부추.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싱그러운 초록빛을 가진 부추가 요리에 들어가면 색감을 살리고 풍미를 한층 높여준다.

부추는 국·찌개·전 등 다양한 요리에 곁들일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은 식재료이지만 없다면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재료이기도 하다.

겉보기에는 요리에서 조연처럼 보이지만 부추는 주재료 못지않게 다양한 기능을 지닌 식재료다.

맛을 살리면서도 칼륨, 알리신, 베타카로틴, 비타민C 등 다양한 영양 성분을 통해 건강 관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채소다.

먼저 부추에는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우리 몸의 세포 안팎에는 칼륨과 나트륨이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데 이 균형을 유지해 주는 것이 '나트륨-칼륨 펌프(Na⁺/K⁺-ATPase)'라는 세포막 단백질이다.

이 펌프는 세포 안으로 칼륨을 끌어들이고 세포 밖으로 나트륨을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칼륨이 충분히 공급되면 펌프의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해, 체내에 쌓인 나트륨이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이 과정은 혈중 나트륨 농도를 낮추고 과도한 나트륨으로 인한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때문에 칼륨이 풍부한 부추는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현대인에게 체내 나트륨 균형을 맞추는 건강한 식재료로 평가된다.

칼륨이 풍부한 식재료는 부추뿐 아니라 다양한 채소·과일·콩류·해조류 등에 들어 있다. 심지어 부추보다 훨씬 많은 칼륨이 함유된 식품도 많다.

▲ 부추겉절이.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 부추겉절이. ⓒ 김미영 식품전문기자·영양사

부추를 추천하는 이유는 국이나 찌개, 볶음 등 일상적인 음식은 물론 다양한 요리에 손쉽게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또 봄·가을이 제철이지만 시설 재배로 연중 유통돼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 꾸준히 사용할 수 있다.

부추에는 알리신(allicin) 계열의 황화합물도 포함돼 있다. 알리신은 마늘에 풍부한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부추에도 비슷한 계열의 유효 성분이 들어 있다.

이들 황화합물은 혈관 내피 기능 개선과 항산화 작용을 통해 혈액 순환을 돕고 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부추를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일상 요리에 넣어 섭취한다면 혈액 순환과 심혈관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눈 건강과 관련된 베타카로틴 성분을 떠올리면 주황색 당근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생부추에는 당근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2800㎍의 베타카로틴이 들어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돼 시력 보호와 점막 건강 유지에 기여한다.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성분이어서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부추를 볶음 요리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추는 흔히 부재료의 개념으로 활용되지만 주재료로 사용함에도 손색이 없는 채소다. 살짝 데치거나 생으로 무친 부추무침은 간단한 양념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살릴 수 있어 일상 식탁에 자주 올리기 좋은 반찬이 된다.

이렇게 먹으면 비타민C와 같은 수용성 영양소 손실이 적고 체내 흡수도 높아 건강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부추는 수분이 많아 쉽게 숨이 죽는 특징이 있으므로 가능한 한 바로 무쳐 신선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부추는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평범한 식재료이지만 영양과 건강 측면에서 보면 결코 평범하지 않다. 건강은 부추처럼 일상 속 소소한 선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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