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이재석 경사가 고립자를 만난 뒤 최소 55분간은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은 관련 사실이 드론 영상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고 17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2시 54분 이 경사가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중국 국적의 70대 남성을 처음 만났고, 오전 3시 49분쯤 드론 순찰 업체가 촬영한 영상에서 생존한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사고 보고서에 기재된 "오전 3시 27분 드론 모니터링 중 구조자와 요구조자 위치 소실" 기록과 다른 내용이다.
재난안전통신망 녹취록에도 당시 파출소 직원이 드론팀과의 교신을 통해 "재석이랑 요구조자 지금 움직임이 보인다"며 "지금 물에 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한 내용이 남아 있다.
해경은 사고 직후 작성된 보고서의 오류를 인정하며 "드론 영상과 무전 녹취록을 비교한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인됐다"며 "정확한 시간과 오류 발생 경위는 외부 독립기관에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쯤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단독 출동했다가 구조 과정에서 실종돼 끝내 숨졌다.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6명이 당직 중이었지만 4명이 규정보다 긴 휴식 시간을 같은 시간대에 부여받은 탓에 근무 인력은 이 경사와 당직 팀장 2명뿐이었다.
또 이 경사가 실종된 후 구조 장비가 실제 투입되기까지 40분이 걸렸으며, 직원들이 해상 순찰차 예비키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사고 경위와 보고 과정에서의 오류를 철저히 규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