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했다. ⓒ 연합뉴스
▲ 북한이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했다. 네모난 수직 발사장치(VLS)가 곳곳에 보인다. ⓒ 연합뉴스

북한이 5000톤급 구축함을 진수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보유한 군함 가운데 가장 크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딸 주애와 남포조선소를 방문, 신형 다목적 구축함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26일 밝혔다.

구축함(驅逐艦)이란 적 군함을 공격하는 임무 등을 맡는 전투함이다. 현대 해군 전투함 가운데 배수량 5000~1만톤인 함정을 주로 구축함이라 부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 배수량만을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한국은 정조대왕·세종대왕·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배수량은 배를 바다에 띄웠을 때 밀려나는 물의 무게로 배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 나타내는 지표다.

육상에서 만든 배를 바다에 처음으로 띄우는 일을 진수라고 부른다. 진수는 배를 거의 다 완성했다는 것과 동시에 바다로 나가 배로서 태어난다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진수식에선 이를 축하하기 위해 샴페인병을 선체에 부딪혀 깨뜨리는 전통이 있다. 이때 샴페인 병이 깨지지 않으면 배의 앞날이 불운하다고 뱃사람들은 믿는다.

김정은보다 먼저 기념사에 나선 조춘룡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순수 우리 힘·기술로 400여일 만에 가장 강력한 무장을 갖춘 5000톤급 구축함을 만들어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박정천 노동당 중앙위 군정지도부장은 구축함의 이름이 '최현호'라고 발표했다. 또 최현은 "수령에 대해 무한한 충성을 체화한 군사활동가"라고 설명했다.

군정지도부는 당이 국가보다 상위기관인 북한에서 군을 통제하는 부서다.

최현은 김일성 최측근이었던 북한군 원로로 한국의 국방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을 지냈다. 최현의 아들이 바로 오랜 기간 정권 2인자로 군림했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하지만 조선중앙통신은 최룡해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 아버지의 이름을 딴 군함 진수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은 진수식 연설에서 해군력·핵 선제공격능력을 강조했다. ⓒ 연합뉴스
▲ 김정은은 진수식 연설에서 핵 선제공격능력과 해군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연합뉴스

김정은은 진수식 연설에서 "대공·대함·대잠·대탄도미사일 능력은 물론 초음속 전략순항미사일·전술탄도미사일 등 육상타격능력을 갖췄다"고 최현호를 소개했다.

이어 "다음해 초 해군에 인도돼 작전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최현급 구축함을 추가건조하는 것은 물론, 더 큰 순양함이 설계 마감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군함은 처음 건조한 초도함 외에도 같은 배인 동형함을 여러 척 건조하는데 급(Class)은 초도함·동형함을 모두 묶어 부르는 용어다.

김정은은 "이들 함선이 연안방어와 중간계선해역 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간계선해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또 최현호를 "핵전쟁 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지칭하며 신형 구축함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가장 신빙성 있는 전쟁억제력은 초강력선제공격력"이라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은 "신형 구축함 진수는 해군 강화의 첫번째 신호탄"이며 "두번째는 핵동력 잠수함 건조"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말한 핵동력 잠수함은 미·중·러 등이 보유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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