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AI의 열풍이 거세다. 아니 거세다 못해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이제는 AI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정부 IT사업 참여도 기업의 IT사업 입찰 참여도 어렵다는 푸념이 들려올 정도이다. 정보보안 강의 요청에도 반드시 AI 관련 내용을 넣어달라고 할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 AI로 인해 시작된 거센 바람이 뒤흔들고 있는 영역은 따로 있다.
바로 오랫동안 특정 영역을 독점하고 기득권을 행사해 온 영역, 즉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택시 운행 면허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택시 운전. 그러나 이제는 AI가 사람보다 더 택시 운행을 잘할 수 있다. 어디로 가야 더 빠른지, 어디에 사고가 나서 피해 가야 하는지 사람보다 빠르게 알고 대응할 수 있다.
조금 더 빨리 가겠다고 위험을 무릅쓰지도 않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위험도 없고, 탑승 거부의 문제도 없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행비를 속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모든 택시운전자들의 생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택시운전자들이 자율주행의 확대를 기를 쓰면서 반대하는 이유다.
의사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진료. 현실은 AI가 더 정확하고 빠르게 진료할 수 있다. AI는 의사 한 개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고 학습은 더더욱 불가능한 엄청난 양의 진료기록과 논문과 자료를 학습했다.
더해 환자의 이전 진료기록과 가족력 등을 종합해서 판단한다. 그래서 모든 의사들의 생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의사들이 AI를 통한 자율진료의 도입과 확대를 기를 쓰면서 반대하는 이유다.
변호사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법률 상담. 이제는 AI가 더 저렴하고 빠르고 편하게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AI는 법, 법률, 시행령, 고시 등과 함께 한 개인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고 학습은 더더욱 불가능한 엄청난 양의 판례를 학습했다.
그저 질문을 던지기만 하면 법에 따른 가장 최적의 처리방안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모든 변호사들의 생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변호사들이 AI기술이 적용된 IT 법률상담서비스의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다.
비단 위에 언급되지 않았더라도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거의 모든 영역들이 AI를 앞세운 IT서비스로 대체되고 있거나 대체될 예정이다.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 없듯 AI의 도입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당장의 반대와 투쟁으로 잠시 도입을 지연시킬 수 있겠지만 말 그대로 잠시일 뿐이다.
이제까지 자격증 하나만으로 말 그대로의 기득권을 누리고 살아온 사람들. 흔히 말하는 '사'자들의 하락이 IT기술의 시대를 맞아 코 앞으로 다가왔다.
혹시 아직 자격증에 집착해서 기를 쓰고 노력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눈을 들어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라. AI로부터 시작된 기득권의 몰락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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