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미국에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에 이르는 모든 태양광 밸류체인을 갖추려던 계획이 품질문제로 무산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과 한화가 각각 지분 21.3·12.0%를 보유한 노르웨이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은 최근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또 조만간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REC실리콘은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에 폴리실리콘 4조원어치를 납품하려고 했다.
한화그룹은 2022년 REC실리콘에 249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오르며 폴리실리콘부터 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끝내 품질인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태양광 밸류체인의 맨 앞단에 있는 폴리실리콘 순도가 낮으면 최종 제품인 태양광 모듈의 전력 생산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REC실리콘이 순도를 못 맞춘 원인으로 기술진 이탈을 꼽는다.
모지스레이크 공장을 4년 동안 폐쇄한 데다 1년 전 몬태나주에 있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마저 폐쇄하며 기술직이 대거 떠났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설비도 원인이 됐다. 4년간 공장을 놀린 탓에 공장 설비가 급속도로 노후화해 설비를 교체해야 했지만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한화솔루션은 투자를 보류했다.
한화큐셀은 폴리실리콘을 OCI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생산법인 OCIM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OCIM의 폴리실리콘은 ㎏당 22달러로 중국업체(7달러)보다 세 배 비싸지만 미국이 중국산 폴리실리콘에 최대 250%에 이르는 반덤핑·상계관세부과를 예고해 결과적으로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한화큐셀은 OCI홀딩스와의 공급망에 관한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 다른 곳보다 안정적으로 고품질·고순도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OCI홀딩스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태양광 밸류체인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