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서 '아빠찬스·남편찬스' 등 부당한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농해수위·제주갑)은 11일 "농진원이 지원하는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서 최근 아빠찬스, 남편찬스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며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농진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사업 평가에서 심사위원의 아들이 대표로 있는 업체가 부당하게 선정됐다고 밝혔다.
2021년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에는 638팀이 지원해 경쟁률 5.1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지만 해당 업체는 서류평가 2위, 발표평가 1위로 최종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평가위원이었던 아버지가 아들 회사의 사업계획서 작성과 발표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 의원의 주장이다.
문 의원은 이를 "아빠찬스"라고 지적하며, 정부 공모사업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2022년 사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문 의원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한 업체 대표 A씨는 남편의 사업과 지인의 사업체를 이용해 2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거래하고 이를 사업비로 부당하게 처리한 '남편찬스'와 '지인찬스' 의혹이 확인됐다.
A씨는 이를 통해 농진원으로부터 보조금 2100만원을 받아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했으며,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의 목적과는 무관한 용도로 보조금을 편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다른 사업에서도 허위로 보조금을 신청해 4억8000만원을 편취하고, 근로자 임금을 체불하는 등 여러 차례 법을 위반했다.
특히 농진원이 이같은 보조금 부정 사용을 1년 가까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 소홀 문제도 제기됐다.
문대림 의원은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이 2020년 시작된 이후 5년간 아빠찬스를 통한 이해충돌 문제, 남편찬스와 지인찬스를 동원한 보조금 불법 편취 문제 등이 발생했던 만큼,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