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공무원 140여명에게 배낭여행 경비로 1인당 최고 600만원까지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15일 시에 따르면 글로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명목으로 지난달까지 92명을 해외로 보냈다.
구미시는 22개 시·군 가운데 부채 비율이 최상위권이다.
시는 올해 말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18명을 더 해외로 보낼 예정이다. 배낭여행지는 유럽 등 영어권과 일본 등 아시아권이 가장 많고 3박4일부터 7박9일까지 일정이 편성돼 있다.
시는 기존 편성한 배낭여행 경비 5억원 가운데 4억원을 사용했다.
구미시는 지난 9일 선진지 연수를 통해 실질적 아이디어와 미래 전략 시채 발굴을 위한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시청 자유게시판에는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코로나 후폭풍과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세금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며 "생계를 걱정하는 시민들은 모른 척하고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는 500만원 해외 연수비용을 아껴 빚부터 갚아라"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공무원 해외연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시점·순서·금액·규모 측면에서 낙제점"이라며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 정서를 모르쇠로 역행한 것으로 1년에 100명씩 보낸다고 공무원 아이디어가 갑자기 쏟아지느냐"고 비판했다.
시는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의 신청을 받아 해외 선진행정 벤치마킹을 명목으로 지난달 21일부터 2회에 걸쳐 5박7일 일정의 이탈리아 여행도 보냈다.
1인당 여행경비는 435만원으로 개인별로 92만원은 자부담했지만 시가 편성한 예산 4억원 가운데 1억3000만원을 사용했다.
구미시 부채는 1600억원으로 경북에서 두 번째로 많다. 구미세관이 집계한 지난 10월 말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수출액은 204억8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9억15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17.8%나 줄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최악의 경기침체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며 "IMF에 버금가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 수백만원 해외여행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호소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공무원 배낭여행은 창조적 역량 강화, 글로벌 시각을 갖춰 행정에 접목할 만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것으로 시의회도 권장하고 있다"며 "결코 예산 낭비는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