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3200억원을 용도 외 다른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 서부발전
▲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3200억원을 용도 외 다른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 서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이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녹색채권(Green Bond)을 발행해 조달한 3200억원을 용도 외 다른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군포)은 서부발전 녹색채권 사후 통합보고서 확인 결과 서부발전이 녹색채권 공모 자금을 발행 목적과 달리 화석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서부발전은 채권 발행 당시 투자설명서에서 발행 자금 3200억원의 세부 사용 내용을 모두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서부발전은 지난해 3월 제52회 녹색채권으로 1300억원, 같은 해 5월 제53회 녹색채권으로 1900억원을 발행해 이를 모두 경기 김포 LNG 복합발전소 건설 사업에 집행했다.

서부발전의 녹색채권을 산 투자자들은 의도치 않게 화석에너지 사업 투자자가 된 셈이다.

LNG 발전은 석탄 발전보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한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2050 탄소중립' 달성 등을 고려해 최대 2035년까지 한시적으로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했을 뿐 신재생에너지와는 무관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이 녹색채권은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녹색채권 평가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용도와 다른 자금 집행에도 서부발전의 제52·53회 녹색채권에 대해 최고 등급인 '지비(GB)1'을 부여했다.

이학영 의원은 "녹색채권 발행 자금을 애초 용도와 다른 곳에 쓴 것이 확인된다면 이후 발행에 제약을 가하는 등 제재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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