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무력충돌로 20일 아제르바이잔의 도시 스테파나케르트 거리에 잔해들이 쌓여있다. ⓒ AFP
▲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무력충돌로 20일 아제르바이잔의 도시 스테파나케르트 거리에 잔해들이 쌓여있다. ⓒ AFP

아제르바이잔 당국이 20일(현지시간)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재통합을 위한 휴전과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아르메니아 분리주의자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아제르바이잔의 예블라흐 마을에서 열리는 휴전 협상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 르피가로 등 외신에 따르면 영토를 놓고 재격돌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 평화유지군 중재로 하루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아나히트 마나시안(Anahit Manassian) 아르메니아 인권 보호 담당관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6시) 발효되는 휴전 협정에 따라 아르메니아군은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또 이 휴전 협정에 따라 아제르바이잔 측과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 분리주의자들은 21일 아제르바이잔 예블라흐에서 분리된 영토를 아제르바이잔의 나머지 지역으로 재통합하는 것에 관련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르메니아 분리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군대를 완전히 해체하고 철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 합의처럼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의 무장해제, 그리고 아르메니아 분리주의 세력이 통합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이 지역의 긴장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군사작전은 지난 18일~19일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지뢰 폭발로 경찰관 4명과 아제르바이잔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이후 촉발됐다.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 분리주의자 그룹이 이러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다만 아르메니아 측에선 자국군이 이번 소요 사태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방송 연설에서 "아르메니아 군대는 이 지역에 있지 않았고 아르메니아는 휴전 협정 초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휴전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시냔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사태가 양국 간 충돌이 아닌 아르메니아 내 분리주의 세력과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완전한 휴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으며 러시아 평화유지군과 협력해 합의가 이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현지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지원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소련에 속했던 양국은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독립했다. 이후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인 거주지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두차례 전쟁을 벌였다.

1992년 러시아군이 아제르바이잔에서 철수하자 아르메니아가 이 지역에 전면전을 전개했고 1994년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권 국가 모임)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휴전이 될 때까지 양국에서 약 3만명의 전사자가 발생했고 휴전 후에도 교전이 잇따랐다.

이후 아제르바이잔이 2020년 6주간 전쟁에서 지역 대부분을 장악한 뒤 분리주의 세력은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보호 아래에 이 지역에 머물고 있다.

특히 최근엔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를 잇는 유일한 통로인 '라친 통로'에 검문소를 설치하며 양국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됐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전통적인 러시아의 '앞마당'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흔들리는 틈을 타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아르메니아가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인데도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의 공세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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