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게시판에 국제제조산업노조 베트남 행사에서 '만행 폭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이재용 회장의 '노조 무력화' 전략에 맞서 이를 철폐하지 않으면 '국제적 불매운동'까지 불사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근 사내 게시판에 '140여개국 노조가 모이는 국제제조산업노조 베트남 행사에서 삼성의 만행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글을 올렸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왔던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 합법적 파업이 가능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는 헌법상 단체교섭권이 있는 노조가 아닌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계약을 체결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초라한 임금 인상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노사협의회와의 협상이 무노조 경영을 위한 불법이라는 점"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노조와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실제 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손우목 노조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 철폐를 약속한 지 3년이 흘렀지만 노조 무력화 전략은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임금 교섭 진행 중 노조와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최종 교섭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중노위 조정 회의에서 요구안을 5개로 축소해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경영진이 끝내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현국 노조 부위원장은 "파업을 통해 삼성의 악행이 멈춘다면 강행할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이재용 회장과의 대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의 명확한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파업 진행 여부는 오는 7월 내로 결정될 예정이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경쟁사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최소 6% 이상)이나 일시금 보상 △고정시간 외 수당 17.7시간 철회 △재충전 휴가 5일 △노조창립일 1일 등이다.
김만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련위원장은 "지금부터 시기 집중 교섭을 하기로 했고 이 또한 결렬되면 삼성그룹 전체 노조가 다음달 말~7월 초 금속연맹의 총파업 투쟁에 결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삼성전자의 무노조 경영 실태를 알릴 계획이다.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위원장은 "다음달 국제제조연맹 인더스트리얼 총회에 참석할 때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제적 불매운동도 결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