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가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이 있던 날 기습적으로 징계를 받고 있는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을 결정한 가운데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8일 대한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사면하기로 의결했다.

사면 대상자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는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선수 48명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이했고 FIFA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사면 조치를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가 사면 조치를 단행한 것은 2009년 이후 14년만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오랜 기간 자숙해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과 성추행 등에 연루된 사람은 제외했고 승부조작의 경우에도 비위 정도가 큰 사람은 사면 대상에서 뺐다"며 "사면이 되더라도 이들이 프로축구 현장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축구협회가 의결한 승부조작범 사면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대한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 붉은악마 SNS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대한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 붉은악마 SNS

붉은악마는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은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축구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며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습적으로 의결한 승부조작범죄자 48인을 포함한 비위행위자 100인의 사면안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징계 중인 축구인들의 사면을 추진하면서 축구협회의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에 사면이 가능한 것인지 문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을 인정할 의사가 없고 징계 기록을 삭제하는 규정이 없어 사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축구협회의 사면 결정에 따를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사면할 계획이 없다"며 "축구협회의 사면 의결이 포괄적으로 효력을 미쳐 프로연맹의 징계가 무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명쾌하지 않고 법리적으로 따져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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