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률을 14.5%에서 11.4%로 감축했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는 바이오 나프타 부족, 수소혼소기술 상용화 지연으로 석유화학 온실가스 감축이 곤란한 상황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석유화학업종 온실가스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석유화학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이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 상위 30대 기업 가운데 석유화학 기업이 9개로 비중이 크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막대한 규모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원유 기반인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온실가스는 나프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주로 배출된다. 석유화학 업체들도 대두유, 팜유, 폐식용유를 재활용한 바이오 나프타로 대체하려 하지만 원료 조달의 안정성과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다.
나프타를 분해하는 데 필요한 고온의 열을 만들 때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업체들은 기존 석탄화력 대신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를 연료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추정치는 862만톤으로 5년 전보다 12.5%나 증가했다.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설비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한 점도 온실가스 감축률을 재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업계는 감축률 재조정을 환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온실가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조달해야 하는 바이오 연료 규모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신규 투자 반영 등 현실화가 필요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 규모를 완화하더라도 2026년부터 도입되는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기후규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EU수입업자는 한국산 제품에 포함된 탄소량만큼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석유화학은 규제 품목에서 일단 제외됐지만 시범시행 기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술 개발 지연과 원료 확보 등 문제로 석유화학업종의 탄소감축량이 조정됐다"며 "EU 규제 수준을 맞추다 보면 생산비용이 늘어나 오히려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수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