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정말 키크는 건강기능식품이 맞나" 의구심 폭증
세이프타임즈 취재시작에 두드림 "콜센터 하청 오해" 해명
식약처 "SNS에 과장·허위광고 기승부려 … 전면조사 계획"
최근 어린이 '키성장' 영양제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연 이같은 광고를 믿어야 하나.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어린이 영양제 구매자 이미선씨(32)는 22일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하루에 한번은 꼭 김남주의 아이클타임입니다라는 텔레마케팅(TM)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이씨는 "성장기 아이라면 꼭 먹어야 할 것처럼 상품설명을 해서 진짜 먹으면 키가 크는지 의문"이라며 "아이클타임은 성장주사처럼 먹어서 키성장 효과를 보는 전문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는데 믿고 구매해도 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어린이 키성장 영양제로 학부모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은 △종근당건강 아이커 △두드림 아이클타임 △보타니스타 키클래오042 △연세생활건강 키즈텐042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뉴메드 HT042 인증마크가 부착돼 있다. HT042는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 키 성장 원료'로 인정받은 국내 최초의 키 성장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이다. 뉴메드는 'HT042=키 성장'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뉴메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때 키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유일하게 인정받은 물질 HT042가 함유되지 않은 유사 키 성장 제품들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지영씨(41)는 "HT042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들은 다 거짓 제품인지 궁금하다"며 "마치 아이클타임을 꼭 먹여야만 좋은 부모이고, 키를 키울 수 있다는 식의 상담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두드림 아이클타임은 전화로만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게 아닌 6개월, 1년 단위로만 판매되고 있다.
아이클타임 관계자는 "아이클타임만 먹어도 키가 잘 크겠지만 밸런스타임 멀티영양제까지 같이 섭취하면 시너지가 배가 된다"고 말했다.
아이클타임 CM송을 보면 '지금은 우리아이 키 크는 시간, 또래보다 키가 작다면 키성장엔 아이클타임'으로 홍보, 키 성장에 필수 제품인 것 처럼 오인하기 쉽다.
학부모들에게 무차별 전송되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도 과대광고를 의심케 한다.
학모보에게 전송된 문자를 보면 △8년동안 먹어본 아이들로 검증된 +아이클타임만의 기술력 △일반영양제나 한약·보약은 먹어서 크면 좋고 안크면 어쩔수 없지만 아이클타임은 성장주사처럼 먹어서 키성장 효과를 보려고 하는 키성장 전문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아이클타임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주고 면역력을 높여주면서 영양균형까지 잡아주니 성장효율이 올라 효과를 보는 확실한 제품 △단순한 영양제가 아닌 과학으로 키성장효과가 입증된 제품 등으로 홍보해 마치 기능성식품인 아이클타임이 의약외품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두드림 아이클타임 관계자는 "성장주사처럼 먹어서 키성장 효과를 본다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며 "콜센터 운영은 하청을 줘서 영업부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내용 숙지를 잘못해서 일어난 일 같다"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는 이같은 과장광고와 관련된 문구가 들어가지 않도록 교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몇 년간 지속적인 광고를 하고 있지만 식약처는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과대 광고에 현혹돼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일반식품'인데 키크는 영양제 등의 표현을 한 불법광고 226건을 적발했다.
학부모 정지민씨(41)는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 광고가 허용되는지 궁금하다"며 "의약외품도 아니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말하며 판매하는 건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이다. 의약품과 같이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한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표시·광고를 하려면 자율심의기구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로부터 심의를 받고 그 내용에 따라 광고를 해야 한다.
세이프타임즈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조사한 결과 구매후기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2015년 한국야쿠르트는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 '키성장솔루션 업'을 출시했다가 제품의 효능·성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기가 주춤해 판매가 종료되기도 했다.
당시 HT042의 식약처 검증 절차가 허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에서 "건강기능식품은 말 그대로 약이 아니라 식품"이라며 "제출된 임상자료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되면 기능성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SNS에서 키 성장 관련 부당 광고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걸 인지하고 있다"며 "불법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