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4년간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1조80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비례)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2조4670억원으로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사에 맡겨 놓은 고객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되거나 예치되며 한국증권금융은 이 예탁금을 투자해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하고 있다.
증권사는 예탁금 운용에 따른 별다른 위험 부담 없이 고객이 맡겨둔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신탁하거나 예탁하는 것만으로 안정적 이익을 거두는 구조인 셈이다.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은 최근 4년 동안 202조7253억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26조6500억원, 2020년 48조1556억원, 2021년 68조1898억원, 지난해 59조729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 등 5대 증권사의 4년간 평균잔액은 112조1865억원으로 전체의 55.3%를 차지했다.
양 의원은 "증권사 수익은 고객 예탁금 규모가 크고 금리가 높을수록 유리한 구조인데 최근 금리 상승에 이어 증권사 예탁금 규모 또한 많이 늘어나 증권사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벌어들이는 예탁금 수익률은 최근 4년간 최고 1.94%, 최저 0.8%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2019년 4513억원, 2020년 4410억원, 2021년 5012억원이었다가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지난해에는 1조735억원의 이익을 거두는 등 4년간 2조4670억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고객에게 수익금을 되돌려 주는 비율은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증권사들이 예탁금으로 고객에게 지급한 금액은 2019년 1739억원, 2020년 1235억원, 2021년 1020억원, 지난해 1970억원으로 4년간 5965억원에 불과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겨 놓은 예탁금으로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원 가까운 이익을 벌어들였다"며 "이익 금액을 예탁금 주인인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 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나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