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중립적 조사위원 참여" … 장례 무기 연기

▲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지난 17일 추락 사고 직전 떨림 현상으로 정비를 받았다. ⓒ 해병대사령부
▲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지난 17일 추락 사고 직전 떨림 현상으로 정비를 받았다. ⓒ 해병대사령부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지난 17일 추락 사고 직전 떨림 현상이 심해 정비를 받은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군 사고조사위원회는 헬기 진동을 제어하는 '스프링 플레이트' 등 관련 장치나 기본 설계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사고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마린온은 다른 헬기에 비해 진동이 심해 사고 당일 진동 관련 정비를 한 뒤 시험비행을 하다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진동 관련 정비는 마린온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맡았다. 해병대 정비사들은 최종 점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체 떨림이 심해 회전날개(메인 로터)와 날개에 동력을 전달하는 '기어박스' 연결에 문제가 생겨 날개가 떨어져 나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린온은 이륙 후 4~5초를 비행한 뒤 회전날개가 분리되면서 추락했다. 비행 과정에서 떨림이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헬기의 기어박스 밑 부분에는 날개 회전으로 인한 진동을 잡아주는 '스프링 플레이트'가 설치돼 있다. 조종석과 조종실, 승무원실 바닥 등에도 진동을 흡수하는 장치들이 장착돼 있다. 사고조사위는 진동 제어 장치 문제 등 기체 결함 여부를 비롯해 기본 설계나 정비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유족들은 중립적인 인사로 사고조사위를 꾸려야 한다고 촉구하며 장례를 무기한 연기했다.

유족 3~4명은 포항 해병대 1사단 정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기술품질원은 참사에 책임이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공정하게 조사하기 어렵다"며 "국회 국방위원회가 추천하는 사람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직자 박모 병장(20)의 외삼촌 김범준씨(45)는 "유족들은 수리온(마린온 제작의 기반이 된 헬기)의 수출이나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못할까 봐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병대는 유족들의 요구에 따라 사고조사위에서 국방기술품질원 소속 직원 3명을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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