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요] 가로수가 삼킨 표지판 '교통안전 위협'
[위험해요] 가로수가 삼킨 표지판 '교통안전 위협'
  • 최영님·김향미·이봉우·박채원·오선이 기자
  • 승인 2018.07.03 10:47
  • 댓글 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늑장 가지치기에 운전자들 '아찔'
관리부서 제각각 책임 '떠넘기기'
▲ 충북 청주공항앞 도로옆 가로수가 도로안내표지판 대부분을 가려  오창IC 안내표지가 보이지 않는다. ⓒ 박채원 기자
▲ 충북 청주공항앞 도로옆 가로수가 도로안내표지판 대부분을 가려 오창IC 안내표지가 보이지 않는다. ⓒ 박채원 기자

장마가 시작됐다. 오랜 가뭄에 단비를 만난 도로옆 가로수는 진한 녹색으로 변했다. 가로수잎에 가려 도로안내 표지판의 일부만 보이는 곳이 많아졌다.

교차로 진입전 표지판을 보고 당황하는 운전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교통안전 위험도까지 높아진다.

뛰어난 내비게이션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교통안전 나침판은 안내표지판이다. 하지만 여름철 수목이 우거지면서 일부 안내표지판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세이프타임즈(www.safetimes.co.kr)가 3일 전국 도로옆 가로수 실태를 확인한 결과, 수목으로 가려진 표지판의 위험성은 사실로 드러났다.

청주공항 앞에서 오창방향 도로옆에 도로안내 표지판이 반만 보였다. 제한속도표지도 보이지 않았다. 표지판 근처에 접근해야만 볼 수 있었다. 고속도로입구 표지판도 일부만 보였다. 일부 차량은 표지판을 보기 위해 속도를 줄이는 모습도 보였다.

매년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일이다. 지자체에서 가지치기 공사를 하고 있지만 횟수가 제한적이다. 운전자들은 가로수에 가린 도로안내 표지를 보려고 속도를 줄이거나 정차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전북 완주 봉동3공단에서 전주방향 도로 가로수가 도로안내표지판을 가리고 있다. ⓒ 최영님 기자
▲전북 완주 봉동3공단에서 전주방향 도로 가로수가 도로안내표지판을 가리고 있다. ⓒ 최영님 기자

도로 이정표는 미리 차로변경 준비를 해야하기에 일정한 거리 전방에 설치해야 한다. 가로수에 가려 표지판 앞에서 확인하는 경우도 다반사로 목격됐다. 전방 시야 미확보로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속도제한이나 과속단속 카메라 역시 가로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도로정보가 없는 것과 같으니 사고위험도 클 수밖에 없다.

승용차 운전자 이모(35)씨는 "매년 여름철이면 무성해진 나무로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며 "특히 국도에는 이런 곳이 많아 초행길일 경우 늘 긴장된다"고 말했다. 동승자 신모(37)씨는 "고속도로 입구표지를 찾다가 지나친 적도 있다"며 "표지판 옆에 가로수 가지치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서울 양천구 목동로 남부법원방향 도로 가로수가 교통표지만 우측도로 안내 글자를 가리고 있다. ⓒ 김향미 기자
▲ 서울 양천구 목동로 남부법원방향 도로 가로수가 교통표지만 우측도로 안내 글자를 가리고 있다. ⓒ 김향미 기자

조경 전문가 석모(44)씨는 "미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표지판앞 가로수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가지치기를 자주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경 전문가는 "관리부서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표지판과 가로수 관리부서가 다르다 보니 책임을 서로 미루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안내 표지판은 램프 입구부터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담당한다. 국도와 시도 표지판은 지방국토관리청과 시도에서 각각 관리하고 있다.

지자체 내에서도 표지판과 가로수 관리 부서가 다르다. 충북 청주시 조직도를 보면 가로수 관리는 산림부서, 교통표지판은 건설관련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비슷한 시스템이다. 부서간 협조가 필요한 이유다.

경찰서가 교통표지판을 제안하고 표지판 관리는 도로관리청에서 한다. 가로수 관리는 구청에서 하고 있다.

토목전문가 이모(46)씨는 "도로를 신설할 때 표지판을 먼저 세우고 가로수는 표지판과 일정 거리를 두고 심으면 된다"며 "조경 시공업체와 표지판 시공업체가 달라 발주처에서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로를 만들 경우 설계 당시부터 가로수와 표지판 위치가 도로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할 이유다.

조경업체에 근무하는 유모(38)씨는 "가로수를 많이 자르면 성장에 영향을 주기에 표지판을 옮기는 게 맞다"며 "그렇지만 시민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충북 진천읍 백곡면 도로에 낙석주의 표지판이 풀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 오선이 기자
▲ 충북 진천읍 백곡면 도로에 낙석주의 표지판이 풀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 오선이 기자

지방도로를 지나던 강모(51)씨는 "시내는 그나마 관리가 되는것 같지만 시골이라 그런지 교통표지판이 운전자 시야에 들어오지 않아 위험하다"며 "시골도로도 교통 표지판도 관리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로표지규칙 10조는 '도로 이용자가 잘 읽을 수 있도록 시야가 좋은 곳을 선정해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곡선구간·절토면과 가로수 등으로 인해 시야에 장애가 되는 곳을 피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도로표지규칙 13조에서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도로표지의 설치와 관리 실태를 조사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관할 도로관리청에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도로관리청은 도로표지의 기능 유지를 위해 도로표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돼 있다.

매년 여름 반복되는 민원에 대한 국토부 차원 대책이 필요하며 국토부는 이와 같은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오기 전에 국도나 시도에 대한 가로수와 표지판 점검이 시급하다.

▲경기도 고양시 호수로 가로수가 도로표지판 일부를 가려 일산역 방향 글자를 가리고 있다. ⓒ 이봉우 기자
▲경기도 고양시 호수로 가로수가 도로표지판 일부를 가려 일산역 방향 글자를 가리고 있다. ⓒ 이봉우 기자

한편 지난달 28일 경북 포항시는 가로수 긴급 민원처리 기동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동반은 잎이 무성해지는 여름철 가로수가 신호등이나 교통표지판을 가려 불편할 경우 출동한다.

기동반은 현장경험이 많은 조경기술자로 구성돼 있다. 시민불편사항에 대해 현장확인과 동시에 조치를 취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가로수로 인한 민원 발생을 빠른 시간내 처리하겠다"며 "도시를 아름답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로수도 아끼고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가로수는 여름철 시민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나무 한그루당 연간 미세먼지 35.7g을 흡수하는 도심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또한 표지판도 시민의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표지판과 가로수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도로를 계획할 때부터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차장 2018-07-16 14:28:01
문제 생기면 책임 떠넘기는 못된 것만...

청춘 2018-07-06 07:40:30
제대로 된 안내가 되도록 환경정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하늘 2018-07-04 09:37:26
저도 모르고 ic 입구를 지난적 있네요.. 빠른 조치 부탁합니다.

사라 2018-07-03 22:19:39
관련 기관에서는 표지판이 나무에 가려 보이질 않는지를 순찰하는 것도 필요해요

영심이 2018-07-03 17:56:30
너무 위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