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증원 문제 나오면 환자 볼모로 집단행동 벌이는 전공의들
대안 없이 증원 철회만 일방적 요구 집단이기주의라는 비난 자초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근무지 이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료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1일 현재까지 전국 1만3000명 전공의 가운데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들 가운데 25%인 1650명은 의료현장을 떠났다.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현장에서는 당장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수요가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의 '빅5' 병원에서는 수술 일정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환자들의 입원도 어려워졌다. 외래환자 진료도 역시 마찬가지다.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업무개시명령 철회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전공의 수련환경개선 등을 함께 요구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요구사항을 들여다보면 의대 증원 확대에 대한 대안은 없이 자신들의 요구사항만을 들어달라는 일방적인 주장이다.
의대 증원과 업무개시 명령을 무조건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사 수급 체계를 위한 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이 문제는 이미 지난 몇 년간 의료협안협의체라는 공식기구를 통해 의사 대표들과 정부 관계자간에 논의를 계속해왔다. 20여차례나 회의가 열렸지만 의사 대표들이 아무런 대안없이 반대만 계속해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모순된 주장이다. 전공의들은 주 80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이 보충되면 해결될 일이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그동안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이나 공공의료원 신설 등 의사 수급과 관련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서 정책을 무력화해왔다.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겠다는 집단이기주의가 작동한 결과다.
의사협회는 앞서 '의료대재앙'이라는 과격한 용어까지 써가며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사실상 부추겼다. 그러면서 '의사들의 규모는 의사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놀라운 주장을 하고 있다.
수요가 절대적으로 늘어나도 이에 대한 공급은 공급자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자본주의의 기본원칙마저 무시한 이기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의료인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은 그동안 입이 아프게 거론됐다. 한국의 임상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2.6명이다. OECD 평균인 3.7명에 한참 못 미친다.
지방의료원에는 연봉 3, 4억을 준다고 해도 인력 충원이 어렵고, 소아과 앞에는 아픈 아이를 들쳐업은 부모들의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논리로도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주 80시간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인력을 늘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전공의들 스스로 알고 있다.
환자들을 볼모로 벌이는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의료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부도 엄포에 그치지 말고, 실제 강력한 법 집행과 대비책 마련을 통해 이같은 집단행동에 굴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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