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과 토론회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과 토론회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시 이른바 '바이든' 발언이 논란이 됐었다. 여당에서는 MBC 보도에 강하게 항의하며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반박했다. 때아닌 전국민 '듣기평가'까지 불러 일으켰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12일 서울서부지법 1심 결과가 또다시 화제가 됐다. "미국이라는 단어와 바이든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적이 없으니 MBC는 정정보도하라"는 것이다. MBC는 당장 항소하고 2심에서 판결을 뒤집겠다고 했다. 가라앉은 듯한 해프닝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대통령의 발언이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 원고를 읽을 때도 실수할 수 있는데 즉흥적 발언은 더욱 그렇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경험이 전무하다. 사적인 자리에서 말실수 하는 것은 사안에 따라 넘어갈 수 있다. 당시 MBC 보도에 여당이 항의한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다.

대통령의 발언을 가감없이 보도하는 것은 삼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MBC의 입장은 달랐다. 대통령이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가 아니고 그런 뜻으로 들리며 판단은 듣는 사람 몫이라 했다. 언론으로서 대통령의 발언을 환기시키는 보도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해묵은 논쟁거리를 다시 소환한 것이다. 국익에 해가 된다며 이후 순방에는 MBC 기자를 전용기에 태우지도 않던 여당의 뒤끝이다. 필자도 외교부가 소송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 소송까지 할 줄은 몰랐다. 설사 이긴다 해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또다시 상처를 입는 셈이다.

판결도 애매한 면이 있다. 대부분의 음성 분석 기관에서 '바이든'인지 '날리면'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당히 여당입장을 고려한 발표 같다. 사실관계도 없는데 무엇을 정정보도하라는 것인가. 지난 광우병 사태와는 다르다. 그때는 분명히 과학적 분석에 의한 입증자료가 있었다. MBC가 항소까지 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토론토 발언'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박대통령은 의제와 상관없이 일본을 비난했다. 당시 국내외적으로 문제가 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과했다.

2008년 미 대선 선거 캠페인 중 미셀 오바마는 "모든 남자는 같다"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그녀는 바로 사과를 하고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사람은 유일하게 말을 하는 동물이다. 특히나 정치인은 말로서 정치적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모든 한마디가 신중해야겠지만 실수를 했을 경우 빠르게 인정을 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에게 이로움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정치적 권력이 높다 해도 대중의 판단과 정치적 힘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정치가 또다시 이합집산이다. 선거철이 되자 정치철새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자신들을 선택할 국민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들만의 리그에서 정신없이 바쁘다. 여기에 해묵은 논쟁거리가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세계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우리나라는 선진국병을 미리 앓고 있다.

국민들은 이제 '바이든'이든 '날리면'이든 관심이 없다. 진정으로 국민들이 환호하고 평가할 만한 정책과 성과들을 보여달라. 수준낮은 정치는 가고 2024년에는 청룡의 기운으로 희망찬 대한민국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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