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먹방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가 볼케이노 치킨볶음면 먹방을 하고 있다. ⓒ 니코카도 아보카도 유튜브 캡처
▲ 미국 먹방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가 볼케이노 치킨볶음면 먹방을 하고 있다. ⓒ 니코카도 아보카도 유튜브 캡처

2009년 한국 아프리카TV에서 처음 시작돼 지난 몇년 동안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까지 건너가며 한국을 알려온 먹방이 최근 서구 언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점점 더 기괴해지는 먹방 도전이 지적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한국의 먹방 문화에 대해 소개하며 먹방유튜버를 '유명해지기 위해 건강을 해칠 준비가 된 대식가'라고 보도했다.

자신의 먹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먹방(mukbang)'은 한국에서 시작돼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신조어로 굳어진 K-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프랑스 파리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 김모씨(27)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가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많은 친구들이 먹방에 대해서도 물어본다"며 "한국하면 먹방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친구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르몽드는 먹방이 한국에서 성공한 이유를 식사문화에서 찾았다. 먹방유튜버들이 식사 시간에 맞춰 방송을 틀면 시청자들도 그들이 먹는 모습을 보며 함께 먹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한국 문화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서울로 이주하며 혼자 살게 된 현상을 소개했다. 일자리 혹은 교육 기회를 찾아 가혹한 경쟁 속에 내던져진 젊은이들이 홀로 자취방에 돌아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먹방을 보며 식사한다고 해석했다.

미국에선 이미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을 가리는 것이 문화적으로 친숙하다. 1986년 개봉한 영화 스탠바이미(Stand by Me)는 파이먹기 대회 장면으로 유명하다.

전세계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는 2016년 음식 먹기 콘텐츠를 분류하기 위해 '소셜푸드' 카테고리를 도입했으며 이는 나중에 '음식과 음료'로 이름이 변경됐다.

문제는 먹방 유튜버들이 점점 더 터무니없는 도전을 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들고 나온다.

불닭볶음면과 같이 새빨간 음식과 바삭한 프라이드 치킨의 조합은 조회수를 늘리기 원하는 유튜버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기괴한 음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살아있는 문어를 그대로 잡아먹거나 매운맛 챌린지 등이 그 예다.

르몽드에 따르면 한끼에 1만 칼로리를 섭취하며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유튜버들은 단지 기초대사량이 높다거나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설명한다. 이면엔 변을 보게 하는 완하제와 억지로 구토해내는 일상이 있을 뿐이다.

2021년엔 이탈리아 먹방유튜버 오마르 팔레르모(Omar Palermo)가 42세에 심장마비로 죽었다. 369만 구독자를 보유한 미국 먹방유튜버 니코카도 아보카도(Nikocado Avocado)는 방송 초창기에 비해 몸무게가 2배 이상 늘며 현재 160㎏을 기록하고 있다.

6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 젊은 남성은 비만, 당뇨, 수면 무호흡증과 정신건강 문제를 앓고 있다. 그는 먹방을 통해 번 돈으로 라스베가스에 230만달러(31억1880만원)의 펜트하우스를 장만했다.

급격한 체중 증가로 호흡에 문제가 생겨 2021년엔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방송에 등장하기도 했다.

니코카도 아보카도는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먹으면 건강에 해롭고 오래 살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먹방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학생 김모씨는 "외국 친구들이 서툰 발음으로 먹방(mukbang)을 언급하는 것은 기분이 좋지만 한국어로 된 콘텐츠가 유튜버들의 건강에 위협을 끼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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