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로코 마라케시 외곽의 산악 마을에서 생존자들이 대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모로코 마라케시 외곽의 산악 마을에서 생존자들이 대피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규모 6.8 지진의 희생자가 2100명을 넘어섰다.

모로코의 국영 일간지 르 마탱은 10일(현지 시각)  이번 지진으로 2122명이 숨지고 242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모로코 내무부는 중환자 수가 많고 실종자의 구조와 수색이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인 지진 발생 후 72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모로코 당국은 군까지 동원해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해 지역이 대부분 산악 지형이고 도로 여건이 취약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진보다 더 큰 피해를 몰고 올 수 있는 여진을 우려하고 있다.

내진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건물들이 많아 이미 취약해진 건물들이 무너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인 관련 인명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교민이나 마라케시를 방문한 한국인들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마을 주민 모두 병원에 있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산골 마을 타페가흐테의 한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도망칠 기회도 없었다. 목숨을 구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타페가흐테 마을 주민 200여 명 가운데 9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마을 주민이 병원에 누워있거나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너무 늦게 오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압두 라흐만은 이번 지진으로 아내와 세 아들을 잃었다.

그는 한때 집이 있었던 곳을 가리키며 "우리 집이 저 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어제 가족들을 묻었다"며 "그들은 모여있었다. 아이들은 잠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 "이 지역에서 이렇게 큰 지진은 드물어"

그르노블 대학 지구과학연구소의 지진학자 플로랑 브렝기에는 "모로코 전체와 지중해 지역 전체가 주요 지진에 취약하지만 대부분의 지진은 아프리카와 유럽 지각판이 북쪽에서 만나는 곳에 집중돼 있다"며 "판 경계가 아닌 지역에서 이렇게 큰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진의 강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한다"며 "이미 리히터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해 추가적으로 큰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또 "지진의 초기 충격이 다른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며 "새로운 지진은 몇 주 또는 몇 달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 "부상자들과 목숨 잃은 이들을 위해 기도' …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 이어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서 "끔찍한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모로코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부상자들과 목숨을 잃은 수많은 희생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대원들과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웃 국가 스페인은 모로코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을 받고 즉시 수색 구조대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외무장관은 "라바트로부터 원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스페인 정부와 국민의 애도와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의료팀과 60명의 수색 구조팀을 모로코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찰스 국왕은 모하메드 6세에 보내는 애도 성명을 통해 "이 끔찍한 비극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슬픔의 깊이를 형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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