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서울시청 앞에서 '철회' 기자회견

▲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가 2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가 2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서울학부모연대, 한국청소년환경단, 전국환경단체협의회가 남산 곤돌라 설치 사업 반대에 발 벗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27일 오전 10시 4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나선 이들은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사업이 얼마나 황당한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 한재욱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대표가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남산곤돌라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한재욱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대표가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남산곤돌라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신승민 기자

한재욱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대표는 "서울시의 남산 곤돌라 설치 계획의 철회를 거듭 촉구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 대표는 "이미 케이블카가 존재하는 남산에 25대의 곤돌라를 추가 설치하겠다는 시의 계획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황당무계한 계획"이라며 "200m 야산에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갖춘 세계 최초의 기록을 세우고 싶은 것이냐"며 꼬집었다.

그는 "낮은 야산에 곤돌라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환경파괴적이고 중복적인 행정이며 이를 합리화할 타당성은 찾기 어렵다"며 "지리산이나 한라산 등 1900m가 넘는 고산에도 해당 시설들을 건설하는 데 합의하지 않고 있는데 환경무시 개발우선론자가 아니라면 어떤 국민이 찬성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남산 환경보전과 경관 확보를 위해 멀쩡한 서울시청 남산별관과 TBS교통방송 건물까지 철거한 자리를 수십 대의 곤돌라가 운행하는 유원지로 만들겠다는 것은 행정 소모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낭비 행정"이라며 "서울시가 사업을 강행한다면 국정감사를 요구하고 감사원 감사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임정원 서울학부모연대 대표가 27일 서울시청 신청사 앞에서 열린 남산곤돌라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임정원 서울학부모연대 대표가 27일 서울시청 신청사 앞에서 열린 남산곤돌라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신승민 기자

마이크를 이어 받은 임정원 서울학부모연대 대표는 남산곤돌라 사업이 아동학습권과 학생 인권 조례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임정원 대표는 "남산곤돌라가 설치되는 남산예장자락 아래에는 리라유치원, 숭의여대부설유치원, 리라초, 남산초, 숭의초, 리라아트고, 숭의여자대 등 수천명의 학생들이 학습을 하고 있다"며 "사회복지법인 남산원의 생활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남산곤돌라는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수천명의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를 해치고 곤돌라 탑승객들이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며 "아동 인권, 학습권, 생활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게 될 상황은 UN아동권리협약에도 분명히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아동들에게 정신적 고통이 가해질 것이 명백한 남산곤돌라 설치는 아동복지법 제5조 2항을 명백히 위배하고 있는 불법적 처사임을 지적한다"며 "학부모들과 사법적 투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가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가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에 따르면 서울시는 기존 남산케이블카가 낡고 접근성이 낮아 곤돌라를 새로 설치할 전망이다. 하지만 2008년 시의 행정지도 하에 대폭적으로 케이블과 케빈 등 시설을 교체했다.

접근성 면에서도 현재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모노레일이 무료로 운행되고 있어 교통약자들에게까지도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다.

서울시는 남산케이블카의 수용인원이 부족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주말에만 발생하는 상황이다.

임정원 대표는 "서울시가 남산곤돌라의 운행 수익 일부를 남산환경보전비용으로 쓰겠다는 것이 매우 황당하다"며 "환경을 훼손하고 경관을 파괴해놓고 그 수익으로 환경을 보존한다는 자가당착적이고 자기모순적인 궤변을 어떻게 인정하냐"고 외쳤다.

임 대표는 "나아가 수익을 운운하고 있지만 서울시가 경제타당성 조사라도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평일 끊임없이 운행되는 10인승 25대에 얼마나 많은 인원을 채울 수 있는지 검토는 했냐"고 꼬집었다.

임 대표는 "많은 지자체장들의 욕심으로 건설된 경전철, 곤돌라, 케이블카가 한두해 반짝 수익을 보다 애물단지가 된 숱한 사례들을 목도하고 있다"며 "평일 이용객이 적어 분명한 낭비적인 행정이 될 것이고 굳이 곤돌라를 설치해야 한다면 기존 케이블카를 바꾸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가 경기도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재에도 남산곤돌라는 큰 감점 요인이 될 것"이라며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남산곤돌라는 한양도성 성곽이 남산의 자연과 더불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역사 경관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가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남산곤돌라설치반대범국민연대가 27일 서울시청 앞에서 남산곤돌라 설치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한재욱 대표는 "2017년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에도 남산곤돌라 설치를 반대했고 1년 반에 걸친 투쟁 끝에 무산시켰다"며 "내년 설치한다는 남산곤돌라를 무산시키고 말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한 대표는 "애국가에도 나오듯 남산 위에 저 소나무가 남산 위에 저 곤돌라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서울시의회, 용산 대통령실 등을 방문하며 반대하는 행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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