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외유성 해외출장 비위사실 적발 환수 명령
정부방침 어기고 12차례 22개국 유명 관광지 방문
영월·철원 전력설비 공사현장에서는 2명 사망사고

▲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인 한전KDN의 전·현직 임원이 사상 최악의 경영난 가운데 수차례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 한전
▲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인 한전KDN 전·현직 임원이 사상 최악의 경영난 가운데 수차례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 한전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인 한전KDN 전·현직 임원이 수십조원 적자 상황에서 수차례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사실이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임원의 부적절한 해외출장에 대한 제보를 접수해 조사한 결과, 2명의 임원과 관련된 다수의 비위 사실이 적발됐다고 28일 밝혔다.

전직 한전 임원 A씨와 현직 한전KDN 임원 B씨는 코로나19 시기에 정부의 출장 자제 지침을 어기고 지사·법인 업무보고와 단순 현지 시찰을 명목으로 각각 5차례(8개국)와 7차례(14개국)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

특히 출장 기간 중 공무 목적으로 제공된 렌트 차량과 가이드를 이용해 요르단 페트라 유적지와 두바이, 베트남 하롱베이 등 다수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감기관인 해외 지사·법인 관계자로부터 각각 320만원과 256만원 상당의 식사 비용과 현지 차량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내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엄중한 시기였음에도 해외 출장지에서 만난 2∼3개 기관의 직원들과 4차례에 걸쳐 식사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월 퇴직했으며 현직 한전KDN 임원인 B씨의 임기는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이 막대한 적자 상황에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A·B씨가 해외 지사·법인에 전가한 출장 경비를 환수하고 향후 공직에 재임용될 수 없도록 인사 자료에 결격 사유를 명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전 공사현장에서는 지난 15일과 16일 연달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에서 민간 헬기 1대가 마을회관 인근 산 중턱으로 추락하며 기장 C씨(65)와 송전탑 공사업체 관계자 D씨(51)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고 헬기는 한전 하청업체의 구두계약에 따라 기리 일대 '송전탑 추락 방지 안전장치 설치 공사'의 자재 운반에 투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6일엔 강원 철원군 전력설비 공사현장에서도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철원군 장흥리 고석정 시설관리사업소 지장주 이설공사를 하던 한 배전노동자 E씨(65)가 후진하는 활선고소작업차에 깔려 참변을 당했다. E씨는 한전 공사를 맡은 전기공사업체 세진전설의 배전노동자였다.

한전은 2건의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자 지난 16일 오후 5시부터 송전, 변전, 배전 등 강원본부 내 전 공사를 잠정 중지했다가 21일 오전 9시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관계자는 "사업소별로 개선 대책을 검토해 최적화된 안을 수립한 후 사업소장이 협력사 대표와 간담회를 통해 대책안을 전달했다"며 "안전의식 재고취·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교육을 진행한 뒤 중지된 공사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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