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은 힘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다. 또한 가장 무자비한 힘이다. ⓒ 세이프타임즈
▲ 자본은 힘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다. 또한 가장 무자비한 힘이다. ⓒ 세이프타임즈

산업혁명 시대 노동자는 자신이 만든 재화로부터 철저히 소외됐다. 잉여 물은 생산력과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의 몫이었다. 이는 자본의 힘이 뒷받침했다. 자본가는 자본의 재투자를 통해 더욱 더 많은 부를 거머쥐었다. 자본은 신분제 질서까지 재편했으며 사회적 영향력의 잣대를 재는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했다.

자본은 자기 분열과 자기증식을 한다. 이제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재화가 아닌 자본이다.

현대는 정치적 식민지를 만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자본을 통한 경제 식민지는 간단하다. 나라 하나를 통째로 날리는데 미사일보다 빠른 게 자본이탈이다. 우리도 1997년에 뼈아픈 경험을 했다.

예전에 자본의 영향력은 개인 또는 지역경제에 국한됐다. 그러나 현대는 국가적으로 움직인다. 특히 일대일로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의 자본참여는 무서울 정도다.

그러나 이는 예견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 중국의 자본투자를 집중적으로 받은 아시아 아프리카국가들의 비공개 채무가 3850억달러(약 534조원)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고금리에 직격탄을 맞은 스리랑카는 국가부도를 선언했고 파키스탄은 대 중국 채무가 230억달러(약 32조원)에 달해 국가부도 직전이다.

중국자본의 집중투자를 받은 이집트 엘살바도르 페루 가나 튀니지 레바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명목상 독립국가지 중국의 자본식민지화가 될 위험성이 언제나 상존한다.

비단 국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도 자본의 무분별한 횡포를 경계해야한다. 자본의 힘은 거대하고 무자비하다. 이익을 남기지 않는 곳에는 절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는 누군가의 손해와 부작용을 낳는다. 한 때 토지와 주택 투기가 극성을 부려 서민들만 골탕 먹은 적이 있다. 이는 가계부채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금도 이런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의 소득대비 부채비율은 2008년 138.5%에서 2021년 206.5%로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GDP대비 104%로 여전히 세계 1위다.

2022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총 1859조로 1인당 3600만원이다. 우리나라 2023년 예산이 639조 임을 감안하면 가히 놀라운 금액이다.

  ▲ 김춘만 종합뉴스부장
  ▲ 김춘만 종합뉴스부장

문제는 가계 부채 중 주택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모기지론 부실을 낳을 수도 있다. 너무 앞서가는지 모르겠으나 2007~2008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남의 일만 아닐 수 있다. 최근 부동산가격 폭락이 위험신호이기도 하다. 금리인상으로 상쇄시키고 있으나 좋은 방법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자 서민들은 자본으로부터 소외됐다. 거대자본은 여전히 국가나 대기업 소유다. 국민들은 열심히 숟가락질을 하며 국가를 먹여 살리고 기업을 살찌운다. 이제는 국가나 기업이 서민들의 삶을 보듬을 때다.

사회 인프라 구축과 외교, 국방도 중요하지만 가계 부도를 막는데 더 많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가계 부채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 가정을 와해시킬 수 있다. 국가 자본은 국민 세금이 대부분이다. 이는 국가라는 거버넌스가 관리할 뿐이지 실제로는 국민이 주인이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자기자본으로부터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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