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공매도 연장을 발표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공매도 연장을 발표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한국이 전세계 최장 기간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주식시장 과열상태를 인위적으로 지지해 폭락할 우려가 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임시회의를 열고 다음 달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공매도 금지 조치를 5월 2일까지 한 달 반 연장하기로 했다. 공매도 금지는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3월 6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했다.

9월 한차례 연장됐고 이번에 재연장되며 1년을 넘기게 됐다. 한국은 공매도 금지를 5월까지 또다시 연장함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매도를 금지하는 나라가 됐다.

펀드매니저들과 트레이더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금지로 인한 주가 지지 상황이 결국 역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위험 회피 수단을 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서 철수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드니 AMP 캐피털 시장 책임자인 네이더 내이미는 "한국이 활황장임에도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 놀랍다"며 "한국의 목표는 시장의 단기 충격을 피하는 것이었지만 장기간 공매도로 시장의 유동성이 급락,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공매도가 없어 고평가된 주식에 대한 하락 베팅이 지연·누적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면 한국 증시에 충격이 온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로 개인투자자들, 소위 '개미'들은 주식거래의 70%를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개미들은 공매도가 기관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해 시장의 유동성을 해친다며 이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기관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가 오히려 시장의 유동성을 해친다고 보고 있다. 체인지브리지캐피털의 빈스 로르소 펀드매니저는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 시장 유동성을 개선하거나 변동성을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며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은 시장 과열 방지,신뢰성 향상 등 귀중한 시장 도구들을 빼앗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본부장은 "한국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장기간 공매도 금지를 야기했다"며 "규제 당국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휘둘리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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