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홍철 전문위원· IT보안 전문가
▲ 임홍철 전문위원· IT보안 전문가

중국 쇼핑몰 기업 알리, 테무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성장하자 그에 대한 반발과 반대급부로 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일견 타당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살짝궁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면 혹 알리, 테무의 빠른 성장에 놀란 국내 온라인 쇼핑몰 기업들이 견제의 목적으로 부러 이슈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렇게 된 것에는 알리, 테무의 책임도 있다. 일반적인 개인정보에 더해 상당히 중요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금융정보(계좌정보 및 카드정보)까지 요구하고 있고, 더해 중국으로 가져가겠다고 하니 충분히 말이 나올 수 있는 수준인 것은 맞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누군가 "중국은 우리 국민의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가"라고 물어본다면 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이다.

그것이 국가적 차원이든 기업적 차원이든 간에 우리 국민의 정보를 수집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명확한 진실이다. 더해 우리가 새겨야 할 중요한 점이 또 있다. 중국만 우리 국민의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들은 어떤가. 그들도 우리 국민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그것도 아주 많이 수집하고 있다.

단순히 수집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정보로 가공해 각종 광고와 홍보에 이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알고 보면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세계 모든 나라가 우리 국민들의 정보를 수집하길 원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해외 사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타국 국민들의 정보를 수집하길 원하고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다. 

주목할 점은 다른 나라(특히 미국) 기업들이 우리 국민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인 대응에 그친 반면 유독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각종 언론들과 기업들까지 나서서 난리법석이라는 점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한한령으로 촉발된 중국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도 있을 것이고,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도 있을 것이고, 각종 국제적인 불법 해킹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국가라는 점도 있을 것이고,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위기감도 한몫을 했을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던 쿠팡마저도 알리와 테무의 공세에 밀려 적자로 전환되었다고 하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은 철저히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중국기업이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어 대응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상이 중국기업이건 미국기업이건 프랑스기업이건 간에 차이는 없다.

우리 국민의 정보를 수집하고 해외로 가져가고자 하는 경우 우리 법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지가 오직 하나의 판단기준이 되어야만 한다.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국가 간 외교와 정치의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기업인 알리, 테무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이 그들이 제공하는 쇼핑몰 서비스를 통해 기꺼이 제품을 구매하기를 선택했음을 뜻한다. 돌려서 말하면 국민들이 원하는데 우리 기업들이 제공하지 않는 무언가를 중국기업들이 제공하고 있음을 뜻한다.

국민들이 스스로 회원으로 가입한 것이고, 개인정보를 입력한 것이며, 제품을 구매한 것이고 아마도 해외이전에도 동의한 것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혹시 우리나라 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미흡한 것이 발견되면 법에 따라 제재하면 된다. 

만약 많은 국민들이 알리, 테무의 서비스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살피지 않고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점만 계속 부각한다면 정작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살피지 않는 것이다. 국민들의 필요와 요구, 외침을 무시하고 방관하는 것이다. 달을 보라고 했지 누가 손가락 끝을 보라고 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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