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정부지원 국책사업 연구과제 선정
백혈병 신약을 개발하던 제약사 다이노나가 시험대상인 약품 원료에 돌연변이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숨긴 채 환자들에게 임상시험을 강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4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다이노나는 2014년 9월부터 '급성 백혈병에 대한 신규 항체 치료제 DNP001 임상 1상 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이후 2015년 5월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돌연변이가 발생한 항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임상시험 승인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한 해당 항체 치료제의 염기 서열도 달라졌지만, 송형근 다이노나 대표이사와 연구책임자였던 연구소장 정모씨는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도 시험을 중단하지 않았다.
관계기관과 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2016년 7월까지 임상시험을 이어갔다.
해당 임상시험은 정부에서 연구비 20억2000만원을 지원받는 국책사업인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의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다이노나는 DNP001이란 백혈병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관련 기술을 중국 바이오기업에 이전하는 계약도 맺었다.
해당 중국 기업을 통해 임상시험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투여한 항체 치료제가 돌연변이 발생으로 염기 서열이 달라진 사실이 알려졌다.
다이노나는 2015년 5월 중국 기업으로부터 돌연변이 발생 사실을 통보받고서야 해당 문제를 인지했다.
다이노나는 국내 주식 시장 상장을 위해 해당 치료제가 국책 연구과제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점과 해외기업으로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돌연변이 발생 사실은 숨겼다.
다이노나는 현재 금호에이치티(HT)가 인수한 상태다. 금호HT는 2021년 2월 에스맥의 자회사였던 다이노나를 흡수합병했다.
송형근 당시 다이노나 대표와 연구소장 정씨는 돌연변이 발생 사실과 이를 관계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변경되는 사항이 있다면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승인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변경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 시점에서 해당 기업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지만 당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면 행정처분 등의 조치가 내려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