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골프장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반환하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버티기 영업'을 해온 스카이72에 대해 인천지방법원이 강제집행에 나섰다.
스카이72 내 임차인 등은 골프장 진입로를 차량으로 막고 소화기 분말을 살포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17일 오전 8시 인천 중구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에서 토지 인도를 위한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법원 집행관 등 600여명이 스카이72 골프클럽 사무실이 있는 바다코스에 진입을 시도하자 누군가가 곧바로 소화기 분말을 사정없이 살포했다.
하얀 가루가 현장을 뒤덮으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흐려졌고 곳곳에선 기침 소리가 이어지는 등 평온했던 골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녹색 조끼를 입은 법원 집행관 측 600여명과 이에 맞선 검은색 패딩 차림의 용역업체 직원 500여명은 고성과 폭언을 주고 받으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입 시도와 대치를 반복한 끝에 오전 9시 35분쯤 집행관실 측이 재차 골프장 진입에 시도하며 다시 현장은 소화기와 물대포 분사가 난무했다.
스카이72는 인천공항공사로부터 5활주로 건설 예정지인 영종도 땅을 빌려 골프장과 클럽하우스를 조성·운영해왔다.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통해 서울 등 수도권 접근성이 우수한 스카이72는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2021년 매출액 923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최대 매출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카이72는 당초 5활주로를 건설하는 2020년 12월 31일을 계약 종료 시점으로 정했지만 5활주로 착공이 예정보다 늦어지며 공사 측과 법적 분쟁을 벌였다.
공사는 스카이72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달 1일 최종 승소했다.
이에 법원은 같은 달 29일까지 골프장 부지를 공사 측에 반환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하고 비용은 스카이72 측에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스카이72 내 시설 임차인들은 강제집행을 앞두고 충돌 등 사고를 막기 위해 골프장 주변에 철조망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골프장 소유권이 공사로 넘어갔지만 세입자도 승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강제집행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강제집행 관련 불법 시위자 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회원 등 8명은 법원의 강제집행을 저지하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사는 강제집행을 막은 임차인과 용역직원 등을 모두 공무집행방해로 고발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자 8명을 인천중부경찰서로 호송했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엄정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지법 집행관실은 17일 오후 12시쯤 강제집행을 일부 끝냈다. 집행관실 직원들은 '토지 인도 강제집행을 했습니다. 강제집행으로 인도된 부동산에 침입하면 형벌을 받게 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바다코스 잔디 곳곳에 설치했다.
강제집행은 전체 72홀 가운데 스카이72 바다코스 54홀 부지에서 이뤄졌다. 나머지 하늘코스(18홀) 부지를 비롯해 바다코스 내 클럽하우스와 사무동 건물에 대해선 강제집행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스카이72가 잔여 시설에 대한 인도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집행관실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클럽하우스와 하늘코스 등 나머지 부동산에 대한 추가 집행도 완료할 계획"이라며 "후속 사업자와 긴밀히 협력해 종사자 고용 안정 등 운영 정상화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