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이 지난해 40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8000억원을 투자한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사업이 최종 무산되며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한전
▲ 한국전력이 지난해 40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8000억원을 투자한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사업이 최종 무산되며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한전

한국전력이 8000억원대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낸 상황에서 이를 메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전은 계속되는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해에만 40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1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바이롱 석탄광산사업 용지에 태양광발전을 건설하기로 하고 자체 예비타당성조사를 1분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바이롱 석탄광산사업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바이롱밸리에 있는 노천과 지하탄광을 개발해 발전용 유연탄을 발굴·채취하는 사업이다.

한전은 2010년 다국적 광산 업체인 앵글로아메리칸으로부터 해당 광산을 4600억원에 인수했다.

연간 650만톤 규모의 석탄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추가비용 등을 더하면 한전과 5개 발전자회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는 이 사업에만 8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러나 바이롱 석탄광산사업은 지역 환경단체 반대에 막혀 난항을 겪었고 2019년에는 호주 독립계획위원회(IPC)가 유연탄의 탄소 배출 등 기후변화를 이유로 개발사업을 불허했다.

한전은 IPC의 최종 평가 과정에서 일부 법령 해석에 오류가 있었다며 2019년 12월 호주 토지환경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 이어 지난해 2월 호주 연방대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리며 사업은 최종 무산됐다.

문제는 손실 보전에 대한 한전의 대책 마련이 지연되며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까지 파악된 자산손상, 기타대손상각비 등 손실발생액은 5057억원가량이다.

또 한전은 2020년부터 2년간 지급 보증한 현지 법인 금융부채 3200억원(2억6100만달러)을 대신 변제하고 매년 100억원 규모의 이자도 대납했다.

한전의 손실이 누적되자 지난해 8월 국회예산정책처는 "한전의 바이롱 석탄광산사업에서 더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현실적인 사업 개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한전은 호주 현지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전환 작업에 착수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ESG 리스크'를 외면한 무리한 자원 개발이 대규모 손실을 불러왔다고 꼬집었다.

석탄뿐 아니라 화석연료 신규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막대한 공적자금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 1분기에 나올 예타 결과를 검토해 바이롱 태양광사업 추진 여부를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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