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의 한울원전 5호기 원자로 용기에 18년간 기술규격 미달 부품이 사용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해 11월 한울 5호기 계획예방정비에서 원자로 용기에 기술규격 미달인 스터드를 확인하고 원자력안전위원에 교체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원자로에서의 규격 미달 부품 사용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반응이다. 원전 건설과 수명 연장에 앞서 원전 건설·운영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 필요성이 대두된다.
한울5호기에서 스터드는 원자로의 헤드와 몸체를 결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핵분열이 발생하는 원자로 안의 고온·고압을 견뎌야 해 안전 1등급 품질기준이 적용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확인 결과에 따르면 한울 5호기 원자로의 54개 스터드 가운데 6개가 횡팽창량 기술규격의 충격시험 합격 요건에 부적합했다.
전문가들은 스터드가 규격에 맞지 않으면 원자로 헤드와 몸체 사이로 틈이 벌어져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거나 스터드가 튀어나와 다른 설비에 손상을 입히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수원의 원전 안전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수원은 부품 제작사의 2001년 시험성적서를 기술규격과 대조해 기준 미달 스터드를 발견했다. 원자로 완공부터 지금까지 품질서류 검토를 제대로 안 한 것으로 보여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로는 원전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원전 확대보다 안전을 위한 품질검증과 안전규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는 것이 우선사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