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필름과 개발한 저온성 멀칭필름으로 재배한 '일천궁'의 생육비교 ⓒ 농촌진흥청
▲ 기존필름과 개발한 저온성 멀칭필름으로 재배한 일천궁의 생육비교. ⓒ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이상기상으로 인한 고온기 약용작물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체와 공동으로 밭에 덮는 저온성 필름(저온성 멀칭 필름)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밭작물을 재배할 때는 봄철 작물 생육을 돕고 잡초를 억제하기 위해 검은색 필름(흑색 멀칭 필름) 덮는다. 이 필름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철 지나치게 열이 많이 나는 단점이 있다.

특히 더위가 한창일 때 필름을 덮은 밭두둑의 겉면 온도는 60~70도까지 올라 '일천궁'과 '참당귀'처럼 고온에 약한 작물은 말라죽기 쉽다.

실제로 불볕더위가 이어진 2018년에는 자체 조사한 약용작물 105개 재배지의 40~70%가 말라 죽는 피해를 봤다.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드는 기존 검은색 필름과 달리 새로 개발한 저온성 필름은 폴리에틸렌(PE)과 탄산칼슘, 이산화규소 등을 이용한 복합 재질 이다. 고온 피해를 막으면서도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겉은 흰색이고 속은 검은색인 형태로 제작했다.

이 필름은 기존 검은색 필름보다 공기가 잘 통하고, 빛 반사율과 열 차단 기능이 우수하다. 또한, 수분이 밖으로 증발하게 함으로써 밭두둑의 높은 온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저온성 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여름철 한낮(오후 1~3시 측정)의 두둑 표면 온도를 최대 15~30도, 토양 온도를 최대 7~9도 정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를 전후로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더 컸다.

연구진이 저온성 필름을 이용해 고온에 취약한 '일천궁'을 3년에 걸쳐 재배한 결과, 자람 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확인했다.

고온으로 인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일천궁' 주산지인 경북 영양, 충북 제천보다 한 해 평균 기온이 1~2도 정도 높은 충북 음성에서 비교 실험했을 때도 저온성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이 기존 필름을 덮어 재배한 것보다 식물 길이(초장)가 32% 정도 더 길었다.

반면, 말라 죽는 비율은 기존 필름 62.7%에서 저온성 필름 14.8%로 76.4% 감소해 이상고온에도 안정적으로 약용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은 필름 제조 방법을 특허 출원했으며, 앞으로 소재의 경제성과 내구성을 높여 약용작물뿐 아니라, 고온에 취약한 원예·식량작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윤영호 농촌진흥청 약용작물과장은 "농가에서는 최근 좀 더 서늘한 기후를 찾아 주산지를 떠나 강원도 산간지대로 옮겨가며 일천궁을 재배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도록 신소재 필름을 활용해 국산 약초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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