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칼부림' 예견된 참사 … 무사안일 경찰 비판
'묻지마 칼부림' 예견된 참사 … 무사안일 경찰 비판
  • 김도수 기자
  • 승인 2019.04.17 17:22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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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최근 수사서 조현병 파악 못해
CCTV 증거 확보 '재물손괴'만 송치
주민들은 "수차례 민원·신고" 원성
▲ 17일 오전 4시 25분쯤 피의자 안모씨가 휘발유를 뿌려 4층 거실과 베란다가 불에 탔다. ⓒ 경남소방서
▲ 17일 오전 4시 25분쯤 피의자 안모씨가 휘발유를 뿌려 4층 거실과 베란다가 불에 탔다. ⓒ 경남소방서

5명을 살해한 '묻지마 칼부림'의 범인이 정신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안일한 대처가 참사를 불러 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방화 후 대피하는 주민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안모(42)씨는 그동안 정신병을 앓으며 수차례 난동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안씨가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조현병'을 확인하지 못하고 지난 11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의 재물손괴 경위와 정신병력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안씨 집 바로 위층에 살다 흉기에 찔려 숨진 최모(18)양은 평소에도 안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위협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 5명을 처참하게 살해한 안씨가 아파트 위층 주민을 따라가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
▲ 5명을 처참하게 살해한 안씨가 아파트 위층 주민을 따라가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

최양 가족들은 이전에도 안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은 엉뚱하게도 "안씨를 입건하려면 증거가 필요하다"며 최양 가족에게 폐쇄회로(CCTV) 설치를 권유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지난달 3일 카메라를 설치했고, 지난달 12일 안씨의 위협적인 행동과 난동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최양 가족이 언론에 공개한 CCTV엔 안씨가 하교후 다급하게 집으로 들어가는 최양 뒤를 쫓았고, 집 앞에 오물을 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안씨의 이같은 위협적인 난동에 주민들이 112에 신고한 경우도 7번에 달했다.

안씨는 지난해부터 위층에 사는 주민 집과 승강기 등에 오물을 투척하고 위협적으로 욕을 일삼아 공포의 대상이었다.

안씨는 지난해 9월 25일 자신의 집 바로 위층과 303동 2개 승강기에 인분을 투척하는 것을 비롯해 지난달 12일과 16일에도 오물을 투척하는 등 수차례 난동을 부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가 숨진 최양을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신고를 받고 야간 하굣길에는 아파트 직원이 동행하기도 했다.

안씨는 지난 1월에는 진주시 모자활센터에서 직원 2명과 시비 끝에 폭행해 기소되기도 했다. 이때도 경찰은 안씨의 조현병력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주민들과 아파트 관리소는 안씨의 계속된 위협과 난동으로 보름 전 경찰에 신고했다. 주민들은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저히 대화가 안 된다며 그냥 돌아갔다"고 말했다.

▲ 5명을 처참하게 살해한 안씨가 아파트 입구에 오물 투척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 5명을 처참하게 살해한 안씨가 아파트 입구에 오물 투척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와 파출소간 거리는 직선거리로 불과 200m 떨어져 있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처를 했다면 끔찍한 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주민 박모씨는 "평소에도 정신질환을 앓는 것처럼 이상 행동을 보이고 심하게 폭언을 해 살기를 느낀 주민이 많았다"며 "이런 사람을 경찰과 보건소가 빨리 파악해 조치하지 못한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방화와 흉기 난동으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후에야 안씨의 정신병력을 뒤늦게 파악해 언론에 공개했다.

경찰은 안씨가 2010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공주 치료감호소에서 한 달간 정밀진단 끝에 '편집형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것도 법원 판결문을 통해 확인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치료를 받지 않는 상태라는 점도 사건 이후에야 파악했다.

경찰은 "재물손괴 사안 자체가 중하지 않아 이런 (정신병력)확인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화와 흉기 난동으로 5명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안씨는 무직으로 2015년 12월 15일 15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입주해 그동안 혼자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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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2019-04-20 19:44:40
안전대응 매뉴얼을 ...

lee.junghyung7023 2019-04-20 18:28:48
경찰이 동네 북인가.. 부처간 공조가 필요하다 복지부는 뭐하나..

김태진 2019-04-19 10:18:51
경찰도 어렵겠다

122hm122 2019-04-18 17:45:17
경찰의 대응에 안타까움이 크네요.

윌리엄스 2019-04-18 16:19:10
갈수록 이상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사회 변화를 빨리 감지해서 적극적인 대응 방식으로 메뉴얼을 변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