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정치계가 쉬인, 테무 등 중국 패스트패션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 AFP 통신
▲ 프랑스 정치계가 쉬인, 테무 등 중국 패스트패션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 AFP 통신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세계를 정복한 중국 쇼핑앱 쉬인, 테무 등이 환경 오염을 이유로 한 유럽의 제재 위기에 직면했다.

4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국회의원들은 이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건당 가격의 50%, 최대 10유로(1만4400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쉬인은 지난해 18%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최대 패스트패션 브랜드에 등극했고 테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기록됐다. 

법안은 사회·환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벌금을 매기는 내용이다. 이들의 초저가 판매 전략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다.

지난달 초 앙투안 베르모렐-마르크(Antoine Vermorel-Marques) 공화당 의원이 처음 구상한 이 제재는 논의 끝에 오는 14일 하원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프랑스 정치계가 이러한 제재에 대한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환경 오염이다. 패스트패션은 기존의 스파(SPA)브랜드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지만 더 저렴한 대신 품질은 낮고 최신유행을 반영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쉬인과 테무엔 하루 평균 1000여개의 새로운 상품이 올라온다. 종류에 따라 1유로 미만의 가격을 내세우기도 하며 평균 10유로 미만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최종 심의를 거칠 법안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안느-세실 비올랑(Anne-Cécile Violland) 의원은 "이 법은 쉬인과 테무를 견제하기 위한 법안이 아니다"며 "아시아에서 과다하게 생산되는 의류는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 산업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가량을 차지하며 항공·해운 산업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오염을 일으킨다.

의류를 제작하기 위해 필수적인 면 재배 산업도 관련 농업 가운데 가장 많은 살충제를 사용하는 분야로 지목된다.

이러한 상황에도 의류 산업은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과다 생산돼 팔리지 않은 옷들은 사막이나 남반구의 해안에서 쓰레기로 발견된다고 안느-세실 의원은 지적했다.

이어 "패스트패션의 등장으로 의류의 평균 수명은 3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다.

환경적 요인에 더해 사회·경제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르피가로는 분석했다. 환경 문제 외에도 의류산업에서의 경제적 주권, 프랑스 섬유산업의 재건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쉬인과 테무에 상품을 공급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지적됐고 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패배한 브랜드 종사자들의 실업 문제가 제기됐다.

프랑스에선 지난 한해 동안 1만명의 패션업계 종사자가 직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은 벌금 제재에 더해 광고 금지 조치도 구상하고 있다.

안느-세실 의원은 "이러한 '일회성' 패션 광고를 금지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사회·환경 문제를 알려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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