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삼성SDI에서 사용된 유해화학물질이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을 유발한 물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 삼성전자
▲ 삼성전자와 삼성SDI에서 사용된 유해화학물질이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을 유발한 물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 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과 관련돼 논란이 됐던 독성 물질 등이 배터리나 휴대전화 등 반도체 이외의 전자제품 제조 과정에도 쓰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4일 최근 7개월에 걸쳐 작성한 삼성-전자 계열사 노동안전보건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는 화학물질정보종합시스템에 공개된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아이(SDI)에서 사용된 유해화학물질 목록 가운데 안전보건공단의 물질안전보건자료 정보를 활용해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휴대폰 등의 전자제품 제조에 사용된 77개의 유해화학물질 가운데 발암물질이 차지하는 비율은 16%다. 태아 산업재해 등의 원인이 되는 생식독성, 생식세포 변이원성 유발 물질이 포함된 CMR 물질도 21%나 됐다.

삼성SDI의 배터리 제조에서도 화학물질 43가지가 쓰였고 이 가운데 발암물질이 23%, CMR 물질은 3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칩 제조에 쓰인 146가지의 화학물질 가운데 발암물질은 12%, CMR 물질은 1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SDI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과 면접조사 결과를 보면 삼성의 전자제품 제조 안전 관리는 반도체 부문보다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삼성SDI 노동자는 조사에서 유해물질 노출을 차단시킬 수 있는 설비와 관련해 "유해물질 노출 차단 설비나 배기 설비가 있지만 어설프다"며 "냄새가 나고 분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동자 308명으로 대상 진행한 설문에선 본인이나 동료 가운에 암이나 희귀질환 발병 사례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경기 광주 사업장(가전·15%), 경북 구미 사업장(가전통신·12.2%)이 반도체 사업장(기흥·화성·평택·온양)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이상수 반올림 활동가는 "반도체를 넘어 전자산업 작업 환경의 유해성이 많이 알려져 직업병 인정은 물론 작업 환경 개선까지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세이프타임즈가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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