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슨의 사후관리 서비스가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다이슨의 사후관리 서비스가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글로벌 고가 가전브랜드 다이슨의 사후관리(A/S) 서비스에서 장기간 지연이나 일방적인 정책 변경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들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올해 10월까지 다이슨 관련 접수된 소비자불만이 8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7% 급증했다고 15일 밝혔다.

다이슨은 판매 때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하면 리퍼제품으로 교체해 준다고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부품이 없다며 수개월을 기다리게 한 후 일방적으로 A/S정책을 변경해 제품 교체 대신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소액 보상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다.

A씨는 70만원에 구입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가 8개월 만에 고장이 나 점검료 1만원, 리퍼교체 비용 5만원을 들여 수리를 맡겼다. 한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다이슨에 문의했지만 소요시간은 알 수 없고 다른 색상으로 랜덤 교체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5개월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다시 문의하니 정책 변경으로 9만원 인상된 리퍼제품으로 교체받거나 동일 새제품 30% 할인쿠폰 가운데 선택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B씨는 2021년 58만원에 구입한 다이슨 에어랩이 지난 2월 고장나 A/S를 요청했다. 리퍼제품으로 교체해 줄테니 4개월 정도 기다리라는 안내를 받았다. 8개월이 지나 다이슨은 내부 규정 변경으로 리퍼교체가 아닌 30% 할인 쿠폰을 준다고 통보했다.

이 소비자는 "A/S 맡길 때 안내한 예상 수리 기간도 지키지 않고 한참을 기다리게 한 뒤 일방적으로 정책 변경을 통보하니 기만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A/S엔 무관심하고 새 제품 팔 생각만 급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소비자연맹 자료
ⓒ 한국소비자연맹 자료

올해 접수된 다이슨의 소비자불만 864건은 역시 AS불만이 538건으로 가장 많았다. 품질불만 142건, 계약해지(청약철회)불만 70건, 계약불이행 55건, 표시광고, 안전, 가격 등의 기타불만이 59건으로 뒤를 이었다.

A/S불만은 구입한지 2~3년도 안된 제품은 물론 몇개월도 안 된 새제품에서도 부품수급이 안돼 수리기간이 장기화하고 있는 사례가 많았다.

소비자기본법시행령에 따르면 수리가 늦어지는 사유가 있을 때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품질보증기간 이내의 제품은 수리를 맡긴 날부터 한달이 지난 후에도 제품을 돌려주지 못하면 같은 종류의 물품 등으로 교환하거나 환불해야 한다. 보증기간이 지난 상품은 구입가를 기준으로 감가상각한 뒤 일정금액을 더해 환급해야 한다.

다이슨은 관련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개월을 기다리는 동안 고객센터로부터 연락도 없고 고객센터 연결과정도 매끄럽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한 AS정책으로 인해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다이슨은 지난 9월 리퍼제품 재고 부족으로 교체가 불가하다며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소액 보상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동일제품을 재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연맹은 "다이슨 관련 소비자 불만 864건 가운데 249건을 다이슨에 전달했지만 처리된 건은 145건 정도에 불과하다"며 "합의가 성립되지 않거나 회신을 받지 못하는 등 다이슨은 수리지연뿐 아니라 공식 피해구제요청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소비자연맹 자료
ⓒ 한국소비자연맹 자료

한편 다이슨의 품목별 불만접수 현황을 보면 대표 인기 제품인 헤어기기가 572건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청소기 181건, 공기청정기 65건, 선풍기8건, 스타일러4건, 그 외 가습기 또는 온풍기 전등기구 등으로 확인됐다.

헤어기기는 전원불량 신고가 많았고 청소기는 급격한 배터리 소모, 공기청정기는 소음불만이 대다수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소비자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글로벌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있어 국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감시체계 작동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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