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가을로 넘어가며 폭우 발생
사막화로 빗물 흡수 어려워 피해 증가

▲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5일 일어난 홍수로 한 남성이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 AFP 통신
▲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5일 일어난 홍수로 한 남성이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 AFP 통신

지난 2일부터 지중해 유역에서 폭우가 이어져 최소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터키에서 5명, 그리스에서 1명, 알제리에서 8명, 스페인에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6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강한 비로 홍수가 발생해 그리스와 터키에서 최소 6명이 죽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터키의 수도 이스탄불은 저수지 수위가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건조한 여름을 겪었지만 최근의 홍수로 2명이 사망했다.

구조당국은 북서부 키르클라렐리에서 3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고 6일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밤새 몰아친 비바람으로 이스탄불 지하철역이 물에 잠겼고 시립 도서관에서 수십명이 대피했다.

방송과 소셜미디어엔 불어난 물이 자동차와 상점의 진열대를 쓸어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번 여름 숱한 화재로 몸살을 앓던 그리스에서도 지난 4일부터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 보호국은 마그네시아 주와 스포라드 인근 섬들에 적색 경보를 내렸다.

그리스의 기상학자 파나요티스 지아노풀로스(Panayotis Giannopoulos)는 "4일 하루 동안 내린 비의 양은 가을 전체에 걸쳐 내리는 비의 양과 맞먹는다"고 공영방송 ERT에 말했다.

바실리스 키킬리아스(Vassilis Kikilias) 기후위기·시민보호부 장관은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강우 기록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극단적인 양의 비가 쏟아진 날"이라고 말했다.

강한 비바람은 전국에 걸쳐 5일까지 이어졌다. 국토 중앙의 볼로스 지방에서 한 남성이 사망한 채 발견됐으며 북서쪽의 아기오스 게오르기오스섬에선 3명이 실종됐다.

아테네 북쪽에 위치한 에우보이아 섬에도 천둥번개가 쳐 산사태가 발생하고 펠로폰네소스 반도 남서쪽의 엘리데 지역에서도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다리 붕괴로 인해 펠리온 지방 남쪽으로의 교통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일 알제리 시민 보호국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홍수로 서부 지방에서 8명이 사망했다.

틀렘센에서 3일 여성 2명과 남성 2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엘바야드에선 한 차량이 홍수에 휩쓸려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이에 하루 앞서 국립기상청은 북부 여러 지역에 폭풍우가 몰아쳐 하루에 40㎜가 넘는 비가 내릴 수 있다는 특별 예보를 발표했다고 알려졌다.

스페인에서도 기록적으로 건조했던 수개월을 지나 강한 비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지난 4일 카스티야 라만차 자치주에 따르면 폭풍우는 주말부터 마드리드와 카스티야 라만차에 영향을 미쳤다.

▲ 마드리드 서쪽의 알데아 델 프레스노 지방에서 지난 4일 발생한 홍수로 자동차가 정원에 쓸려 내려왔다. ⓒ AFP 통신
▲ 마드리드 서쪽의 알데아 델 프레스노 지방에서 지난 4일 발생한 홍수로 자동차가 정원에 쓸려 내려왔다. ⓒ AFP 통신

마드리드 서쪽의 알데아 델 프레스노 지방에선 다리가 무너지고 강 밑바닥에서 진흙이 솟아올라 자동차들을 쓸어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지역에선 많은 도로가 단절됐다. 지난 3일부터 마드리드와 안달루시아 지방을 잇는 철도와 지중해 연안 노선은 심각한 지연을 겪었다.

마드리드에선 지하철 노선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기도 했다.

4일 이후 비의 강도가 약해졌음에도 기상청은 마드리드, 카스티야 라만차, 카탈로니아, 발레아레스 제도, 바스크 지방을 포함한 7개 지역에 경보를 발령했다.

지구 온난화의 최전선에 있는 스페인은 국토의 75%가 사막화 위기에 처해 있다.

늦여름과 가을에 정기적으로 폭우가 내리는데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기 어려워 순식간에 강물을 불게 한다.

기상학자들은 이 시기 강한 폭풍우와 급격한 온도 저하를 동반하는 현상을 스페인어로 '다나(DANA·Depresión Aislada en Niveles Altos)'라고 부른다.

2018년엔 발레아레스 제도의 마요르카 섬에서 다나로 13명이 사망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시민들에게 "계속해서 주의 깊게 행동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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