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택배없는 날 불참 방침에 대해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택배없는 날 불참 방침에 대해 전국택배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택배없는 날, 쿠팡 노동자들엔 죽음의 날"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택배없는 날' 참여를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택배없는 날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휴가로 2020년부터 매년 8월 15일쯤 시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다음달 14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CJ대한통운, 롯데, 한진, 로젠, 우체국 등 택배사들이 택배없는 날을 시행하고 있는 데 반해 쿠팡CLS는 동참을 회피하고 있어 해당 휴가의 의미 자체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들의 여름휴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택배없는 날에 쿠팡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 진경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위원장(가운데)이 25일 서울 강남구 쿠팡CLS 본사 앞에서 부당노동행위·해고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 진경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위원장(가운데)이 25일 서울 강남구 쿠팡CLS 본사 앞에서 부당노동행위·해고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김주헌 기자

쿠팡CLS는 최근 대리점들에 공문을 보내 택배없는 날에 참여하는 대신 택배노동자들에 순차적으로 3일가량 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택배없는 날의 취지는 하루도 쉬지 못하는 '365일 배송시스템' 속에서 8월 가운데 하루는 택배를 멈추고 택배노동자들이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다. 쿠팡이 참여를 회피할 경우 해당 연휴의 모든 물량은 쿠팡에 몰리게 될 것이다.

결국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모든 택배노동자들이 쉬는 연휴에 오히려 물량 폭증에 따른 극한의 과로 노동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며 사회적으로 합의된 택배없는 날의 취지도 퇴색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연휴 물량 대부분이 쿠팡으로 쏠리게 되면 택배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은 쿠팡만 이익을 보는 결과를 낳게 되고 타 택배사들의 불만을 낳아 택배없는 날을 지속하는 데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의 택배없는 날 동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택배노조
▲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의 택배없는 날 동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택배노조

노조는 쿠팡이 높은 수행률 기준을 그대로 둔 채 순차적 휴가를 시행하도록 할 경우 대리점들은 두 배 이상 비싼 용차비용을 부담하거나 각종 이유로 휴가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노동자들이 제대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쿠팡은 지난해 택배없는 날을 응원한다면서도 자신들은 직영 택배노동자들에게 주 5일 근무와 15일의 연차 휴무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후 쿠팡CLS라는 택배자회사를 설립해 정규직 기사 대다수를 위·수탁 택배노동자로 이전시키며 불참 이유도 사라졌지만 택배없는 날 참여를 여전히 회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가뜩이나 살인적인 노동 시간에 내몰려 있는 쿠팡 기사들은 폭주하는 물량으로 인해 택배없는 날이 죽음의 날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쿠팡은 더 이상 노동자들을 가혹한 배달 환경에 빠뜨리는 일을 중단하고 택배없는 날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CLS는 타사와 달리 직영 배송인력이 있고 대리점 계약단계부터 백업 기사를 둬야 하기 때문에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용차를 사용하지 않아도 택배기사들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택배노조는 정치적인 의도로 불필요한 소비자 피해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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