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전남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을 하고 있다. ⓒ 포스코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전남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을 하고 있다. ⓒ 포스코

포스코가 신규 건설하는 강원 삼척석탄화력발전소(삼척블루파워)에 투자하는 금융기관들이 '껍데기 탈석탄 정책'을 내세워 투자 철회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DB산업은행 등 투자기관들은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탈석탄 선언은 신규 석탄 투자에 국한된다며 기존에 계약이 체결된 삼척블루파워 투자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8일 시민사회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가 삼척블루파워 투자 금융기관 32곳에 질의해 11개 기관으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정보 제공이 어렵다고 한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한 10개 기관 모두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척블루파워의 사업 중단은 사업주인 포스코의 결단도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기관들은 포스코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업 중단 여부는) 포스코그룹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포스코가 중도상환 의지가 있다면 지분 매각과 대출금 회수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삼척블루파워는 포스코인터내셔널(29%)과 포스코이앤씨(5%)가 주요 주주로 올라 있는 포스코그룹 계열사다.

석탄을 넘어서 관계자는 "포스코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준수를 위해 사업 중단 의지만 밝히면 삼척블루파워 가동 전 중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금융기관들은 ESG 관점에서 신규 석탄발전 투자는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집행된 투자는 금융권이 탈석탄 투자 선언에 나서기 전 결정된 사안인 만큼 이를 소급 적용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척블루파워가 사실상 국내 마지막 석탄발전소가 될 전망으로, 신규 투자 중단은 누구나 선언할 수 있는 '껍데기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가 중단되기 위해선 정부의 대응도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석탄발전의 손실을 막아주는 총괄원가 보상제도 때문에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적어 투자 유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핵심은 포스코의 중도상환 의사만 있다면 투자 철회할 의향이 있다는 금융기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포스코가 사업 중단 의지를 분명히 하고 국회가 탈석탄법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이를 보완하면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삼척블루파워에 투자를 유지할 동인이 매우 적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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