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사는 게 별것 아니었다

기쁘고 슬픈 게
종이 한 장 차이이고

있는 거와
없는 게 그럭저럭
이해할 만했다

예쁘고 못난 게
마음의 차이일 뿐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게 사실인지
몰랐다

고맙고 미안한 것이
마음을 울렸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

무엇이 깨끗하고
어느 것이 고운 지
몰랐다

돌이켜 보면
나는 감각으로
하루를 살았다

그땐 왜 그랬을까
시간이 무한정
내게 주어진 것으로
착각했다

옳고 그릇 것과
향기롭고 역거운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비가 오는 하늘
어둠이 찾는 창가에
서면
그땐 왜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천지를 적셨다

보이는 거와
보이지 않는
경계가
마음을 흔들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하고 싶은 말
느낀 생각을
왜 하지 않았을까

무엇이 미웠고
어느 것이 잘못 됐는지
왜 구분했고
무엇으로 정의했는 지
지금은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건
현재를 읽는 표현일 뿐

후회와 용서를
바라는 작은 용기라는 걸
그땐 왜 몰랐을까

마음이 흔들리고
삶이 요동쳐
가슴이 흐느끼는 걸
왜 몰랐을까

무엇이 그리도
나를 경계했는지

비가 오는 하늘
어둠이 찾는 창가에
서면
그땐 왜 그랬을까

가슴 눌린
아픔 만이 남아
떠돌고 있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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