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나는 나를 생각해
문득 그러곤 해
짙은 어둠이 말을 건네오지
어디를 갈 수 있겠냐며

외진 곳 한구석에서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외톨이처럼
오늘을 배웅하고
내일을 마중하려 해
내 곁을 떠나는 건
너만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모두가 그러곤 했지

낯선 이름처럼
시간은 가고
가슴에 품은 꿈도 잊게 돼
많은 이들이
그리운 얼굴되어
내 손끝을 스친 듯 말야

되돌아 갈 수 있다면
두 손으로 상처를 찾아내
가슴으로 안아볼 테야
먼 여행 끝에 도달한
별 하나에 슬픔처럼

암흑처럼 드리워진
발걸음
그래도 나를 빛내주는 건
앞선 이들의 눈빛
그 속에 덧칠해진 미소

모르는 일이야
알 수 없는 곳이야
낯익은 하늘 아래
무수히 흔들리는 바람결에
숨죽인 기억들

홀로 남겨지는 꿈을 꾸곤 해
무리에서 떨어진 풀잎마냥
너무나도 고요한
그러나 쓸쓸한

모르는 일이야
알 수 없는 일이야
문득 내게 던져진 물음에
답하는
슬픔 하나에 별 하나

문든 그러곤 해
길을 가다가도
나는 나를 생각해
내게 던져진 물음에
답하는
별 하나에 슬픔처럼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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