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요 시설에 사용되고 있는 국내 모든 시멘트의 중금속 성분이 EU기준치를 최대 4.5배까지 넘겨 검출돼 국민들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소비자 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시멘트 제조사별 중금속 함량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시멘트를 제조할 때 중금속 성분인 6가크롬 함량에 대한 EU의 기준은 2㎎/㎏다. 국내 기준은 20㎎/㎏이지만 자율협약이기 때문에 기준치 준수 여부에 대해 강제성은 없다.

6가크롬은 사람의 피부에 닿거나 인체에 쌓이면 가려움증을 수반하는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은 물론 각종 암까지 일으키는 유해 중금속이다.

현재 국제암연구소, 미국환경보호청 등 해외에서 1급 발암 물질로 지정됐다. 현재 고용노동부도 발암과 관계있는 물질로 판단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중금속이 함유된 시멘트로 지어진 주택에서 장기간 생활하면 아토피성 피부염, 가려움증, 알레르기, 두통, 신경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 동안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시멘트 중금속 검출내역을 보면 △한일현대(영월·단양) △아세아(제천) △삼표(삼척) △쌍용씨앤이(동해·영월) △성신양회(단양) △한일(단양) △한라(옥계) 시멘트에서 6가크롬이 검출됐다.

조사 기간동안 매월 합산한 기준으로 6가 크롬이 가장 많은 시멘트는 강원 옥계공장에서 제조된 한라시멘트로 1㎏당 127.71㎎였다.

이어 △한일현대(영월) 106.25㎎ △삼표(삼척) 98.03㎎ △한일현대(단양) 95.52㎎ △쌍용씨앤이(영월) 77.54㎎ △성신양회(단양) 71.98㎎ △아세아(제천) 64.56㎎ △한일(단양) 40.21㎎의 6가크롬이 검출됐다. 이들 회사의 6가크롬 평균 검출량은 83.55㎎이다.

월별 검출량으로 살펴보면, 지난 4월에 강원 옥계에서 생산된 한라시멘트에서 6가크롬이 가장 많이 검출돼 ㎏당 16.91㎎였다.

두 번째는 지난 1월 충북 단양의 성신양회에서 생산된 시멘트로 16.29㎎이 검출됐다. 이어 한일현대 영월, 단양 공장에서 지난 1월과 4월에 생산된 시멘트로 ㎏당 각각 15.88㎎, 15.68㎎의 6가크롬이 검출됐다.

6가크롬이 다량 검출된 상위 4개사 △한라(옥계) △성신양회(단양) △한일현대(영월· 단양) △쌍용(동해)의 시멘트는 올 상반기에 생산됐다. 이에 시멘트의 제조일을 주택 입주자들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모든 시멘트 제조사는 폐기물을 활용해 시멘트를 만든다. 이 때문에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지만 시멘트 제조사와 환경부는 이를 방치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폐기물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는 유니온시멘트(청주)와 소성로 가동을 중지한 고려시멘트(장성) 단 두 곳 뿐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환경부는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에게 적용되는 6가크롬 법적 기준을 유럽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2㎎/㎏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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